애국미 수탈을 중단하라

지난 2017년 봄, 모아진 퇴비를 트랙터에 싣는 북한 농민들의 모습. /사진=데일리NK

애국미 헌납 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주민들에게 애국미 헌납운동에 참여하라는 지시와 강연이 전국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양강도에서는 ‘혜산시, 김정숙군, 후창군 등에서 간부와 당원들을 중심으로 인민군대를 위한 애국미 기증에 앞장서고, 직장과 인민반에서는 애국미를 바치도록 독려하라’는 지시가 내려졌습니다.

당원 모임에 나온 책임간부들은 ‘올해 농사가 잘 안 됐다’, ‘연초인데도 전쟁비축창고인 2호창고가 헐렁하다’, ‘살기 어려워도 우리 자식들을 생각해야 한다’, ‘나라를 지키는 인민군대가 굶어서는 안 된다’며, 애국미 헌납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일부 개인들이 국가에 쌀 1∼2톤을 헌납한 사례나 오토바이를 팔아서 옥수수 500kg을 바친 사례를 소개하며 애국자로 치켜 세우기도 했습니다.

군량미를 100kg 이상 바치면 정부가 ‘애국미 헌납 증서’를 수여하고, 인민군대에 대한 사랑과 충심을 가진 일꾼으로 내세울 것이라는 점도 강조하면서 백방으로 애국미 헌납을 강조했습니다.

애국미 헌납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함경북도의 한 주민은 ‘인민반에서 사정이 여의치 않은 집들도 옥수수 1kg이라도 내야 하는 분위기”라며, 애국미 헌납으로 인한 고충을 털어놓았습니다.

당국은 지난해 곡물 수확량 감소로 군량미 확보에 비상이 걸리자, 검찰까지 동원해 전국 농장들에 군량미 확보를 독촉하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애국미 헌납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습니다. 검찰까지 동원해 전국의 농장들에 계획된 군량미 확보를 독촉한 데 이어 이번에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인민군대 식량지원 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애국미 헌납운동은 1946년에 황해도 재령에 살던 농민 김제원이라는 사람이 토지개혁으로 땅을 받은 데 대한 감사 표시로 농사를 지어 수확한 쌀 수십 가마니를 당국에 바치면서 시작됐습니다. ‘애국미’는 말 그대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스스로 국가에 바치는 쌀’입니다. 애국미의 본질은 나라를 사랑하고 감사하는 마음에서 자연스럽게 우러 나와 쌀을 바치는 자발성에 있습니다. 국가의 강요에 못이겨 마지 못해 쌀을 바치는 것은 애국미가 아닙니다. 본질적으로 쌀을 강제 수탈당하는 것입니다.

80년대와 90년대를 거치며, 국제 사회주의는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인민들에게는 사회주의에 대한 신념도 애정도 긍지와 자부심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인민들은 저마다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위해 하루하루 힘겹게 일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런 인민들에게 애국미를 강요하는 것은 명백한 수탈입니다.

인민들을 수탈해가면서까지 군량미와 전쟁비축미를 마련하려는 선군정치도 문제입니다. 전쟁으로 미국과 한국을 침략해 점령하는 것은 전쟁범죄일 뿐 아니라, 불가능한 망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정권이 인민 경제를 희생해가면서까지 과도한 군사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국가 경제력의 3분의 1을 군사비로 쓰는 나라는 북한뿐입니다.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김정은 정권이 미국과 한국 때문에 체제와 정권을 잃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입니다. 그러나, 미국과 한국은 북한을 공격할 의지가 없습니다. 미국의 군사력은 북한 군사력의 수십배에 이릅니다. 의지가 있었다면, 벌써 오래 전에 공격했을 것입니다.

김정은 정권은 선군정치의 헛된 망상을 버리고, 과감하게 군사력을 축소해야 합니다. 인민들에 대한 군량미 강요도 중단해야 합니다. 그것이 국가를 살리고 인민을 살리며, 결국 정권을 살리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