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45일간 이명박 정부는 두눈에 ‘쌍심지’를 켜라

북한이 26일 공식적으로 중국에 핵신고서를 제출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핵신고를 환영하면서 “45일 내에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데일리NK는 북한의 핵신고서 제출과 미국의 테러지원국 및 적성국교역법 적용해제 절차돌입이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로 가는 실질적인 계기가 되고 아울러 미북관계 개선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라며, 이를 환영하는 바이다.

북한의 핵신고서 제출은 한반도 비핵화로 가는 장거리 마라톤에서 실질적인 첫 발을 뗀 것이다. 핵신고서에 대한 검증을 거쳐 3단계 핵폐기까지 완료되려면 그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다.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등은 엄청난 인내심을 발휘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많은 장애물 때문에 북핵 폐기가 또 어디로 실종될지 누구도 알 수 없다. 제1차 북핵위기 이후 지난 17년간의 과정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의 핵신고는 어쨌든 북핵 폐기의 현실적인 첫 수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동시에 우리는 앞으로 무엇이 진짜이며, 무엇이 가짜인가를 분별하는 데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앞으로 45일간이 매우 중요하다.

냉각탑 폭파는 김정일이 ‘우리는 핵을 폐기하려고 한다’는 점을 과시하고 전세계의 이목을 끌려는 일종의 ‘프로파간다’이다. 프로파간다는 그 자체가 실체적 진실이 아니라 ‘진실처럼 보여주려는 것’이 목적이다. 간단히 말하면 ‘쇼’다. 영변 냉각탑은 이미 그 소명을 다한 한 개의 시설에 불과하다. 하지만 김정일은 프로파간다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고 도가 튼 사람이다. 김정일은 사람들의 기억에 그 ‘쇼’가 동시에, 역설적인 표현이지만 ‘거짓도 힘을 갖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것은 사람들이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사람들의 시각에 의해 뇌세포에 남는 것이 70%이며, 나머지 30% 정도가 후각, 촉각, 청각 등에 의해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그래서 ‘보는 것이 믿는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냉각탑 폭파를 보면서 ‘저것은 쇼’라는 사실을 이성적으로 이해해서 기억에 남기는 것은, 그 사안의 본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이미 지적으로 습득된 소수의 사람들 뿐이다. 그래서 프로파간다는 의외로 대중에게 잘 먹혀 들어가고, 이는 때때로 무서운 상황을 연출한다. 냉각탑 폭파를 보면서 일부 언론들은 ‘이제 북한 핵이 확실히 폐기되는구나’라고 생각하고, 그런 방향으로 기사를 쓸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 우리는 북핵 검증이 얼마나 잘 되고 있는지를 감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정적 언론보도도 면밀히 검증해야 할 것이다.

미국은 앞으로 45일 동안 북한의 핵신고 내용에 대해 면밀한 검증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주요 내용은 플루토늄 생산량과 사용처, 핵시설,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 북한의 핵확산, 특히 이란과 시리아 등과의 핵 연계 등이다. 하지만 핵무기에 대한 정보는 신고서에 빠져 있으며,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과 시리아와의 핵협력 의혹 등도 공식 신고서가 아닌, 미북간 비밀문서에 간접시인 방식으로 담겼다는 점에서 우리의 기대에 많이 미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부시 대통령은 “앞으로 검증이 중요하다”며 “북한이 (검증에 따른)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대가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미국은 북한에 어떤 환상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우리는 북한의 인권학대와 우라늄농축 활동, 핵실험과 확산,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한국과 주변국들에 대한 끊임없는 위협을 여전히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45일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과연 얼마나 정밀하게 북핵 검증을 할 수 있을지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떠도는 소문을 그대로 믿고 싶진 않지만, 임기말 부시 행정부가 외교 업적을 남기기 위해 북핵검증을 서두를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있다. 이명박 정부는 이제부터 한미일 공조와 중국과의 협조체계를 강화하면서 철저한 북핵검증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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