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록강 범람에 北위화도 개발 ‘먹구름’

지난 19일부터 이틀간 내린 폭우로 압록강이 범람, 북한의 신의주가 큰 피해를 본 가운데 이번 홍수로 북한이 야심적으로 추진해온 압록강의 섬 위화도와 황금평 자유무역지구 개발 프로젝트 추진도 큰 타격을 받게 됐다.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이틀간 300-400㎜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압록강이 범람, 중국 단둥(丹東)과 북한의 신의주 등 압록강 유역에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다.


이번 홍수로 압록강의 섬인 위화도가 불어난 강물에 깊숙이 잠겼으며 신의주의 대표적인 곡창지대인 황금평의 농경지 상당부분이 침수됐다.


위화도와 황금평은 북한이 위기에 처한 경제난 타개를 위해 지난해 말부터 자유무역지구 개발을 추진, 주목받았던 압록강의 섬들이다.


압록강 철교 상류인 신의주시 상단리와 하단리에 속한 위화도는 12.2㎢로 압록강의 섬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1388년 요동정벌에 나섰던 고려의 우군도통사(右軍都統使) 이성계가 회군, 조선을 여는 역사적 계기를 이룩한 곳이기도 하다.


황금평은 단둥 신도시가 건설되는 랑터우(浪頭)와 철조망 하나를 두고 맞붙어 있는 11.45㎢ 크기의 섬이다. 위화도 다음으로 규모가 크고 토지가 비옥해 신의주의 대표적 곡창지대로 꼽힌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단행한 화폐개혁 실패 이후 경제난이 심화하면서 위화도와 황금평을 자유무역지구로 개발하는 데 의욕을 보여왔다.


러시아인들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 중-러간 교역을 활성화한 중국 헤이룽장성(黑龍江省) 헤이허(黑河) 자유무역지대처럼 위화도와 황금평을 개발, 폐쇄적인 북한 경제의 숨통을 트게 하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 초에는 중국의 기업들과 자유무역지구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위화도와 황금평 개발을 위한 투자 유치를 전담하는 북한의 ‘룡악산 지도총국’이 최근 들어 중국 기업들과 활발한 물밑 접촉을 벌이는 가운데 단둥(丹東)시 정부가 오는 10월 착공 예정인 신압록강대교와 위화도.황금평 등 2개의 섬 개발을 염두에 둔 ‘1교(橋)2도(島)’ 개발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중국도 위화도와 황금평 개발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이 정책 추진의 일관성이 없는 북한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투자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급진전할 것 같던 위화도와 황금평 개발이 지지부진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압록강 홍수로 위화도가 물에 잠기고 황금평도 침수되면서 수해에 취약한 지리적 한계마저 고스란히 노출되면서 개발 계획이 위기를 맞게 됐다.


단둥의 한 대북 소식통은 “투자를 주저하는 중국 자본 유치를 위해 북한이 외자 기업의 권리와 수익을 보장하는 법규 제정을 추진하는 등 위화도와 황금평 개발에 적극성을 보여왔다”며 “그러나 이번 홍수로 위화도와 황금평에 대한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외자유치가 더욱 어렵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에 투자했다 돈을 떼인 경험이 있는 중국 업체들은 위화도와 황금평 개발 프로젝트가 매력적이라고 여기면서도 선뜻 나서지 않았는데 홍수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약점까지 드러난 마당에 누가 감히 투자하려 들겠느냐”며 “사실상 물 건너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