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해분자 모략 대비” 北, 김정은 우상화물 경비강화 지시



▲북한 평양시 중심구역의 우상화물 앞(노란원 안)에 보안원이, 도로 한쪽에는 순찰에 이용한 것으로 보이는 차(붉은원 안)가 보인다./사진=강미진 데일리NK 기자

북한 당국이 최근 김정은 일가(一家) 우상화 시설물에 대한 경비를 강화할 데 대한 지시를 하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혹시 모를 훼손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우상화 사업 강조로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평양 소식통은 2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전국 곳곳에 있는 영생탑과 유화사진, 모자이크벽화 등에 대한 모심사업을 강화할 데 대한 지시가 내려져, 보안원(경찰)들이 야간순찰을 서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사법기관들에서는 ‘교시비와 사적비, 백두산 3대장군(김일성, 김정일, 김정숙)들의 영상작품과 유화작품 등 1호 선전물(김정은 일가 선전물)에 불을 밝히고, 적대암해분자들이 쏠라닥질(헐뜯는 짓)을 못하도록 모심사업을 철저히 하라’는 말을 밥 먹듯이 하고 있다”면서 “특히 현지지도 단위들에서는 인원을 배로 증가하고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도시와 마을 곳곳에 있는 유화작품은 물론이고 각 지역의 학교에 있는 1호 영상이나 유화작품 등에 대한 경비도 강화됐다”면서 “이전에는 명절 기간 동안에만 특별경비를 섰었는데 지금은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는 주민들이 대부분”이라고 부연했다.

북한은 김일성, 김정일 생일과 사망한 날, 그리고 설이나 추석 명절 등 민속명절을 전후로 특별경비를 조직하고 김정은 일가 우상화물을 주야(晝夜)로 순찰하며 경비를 서게 한다. 그러나 국가 주요명절이 아님에도 바쁜 시기인 추수철에 동상 경비를 강화하고 나서자 주민들 사이에서는 ‘나라 사정이 어렵긴 어려운가 보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대북 제재 강화에 따라 시장 물가가 요동치는 등 상황이 악화되자 주민들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우상화물 경비를 강화했는데, 주민들이 이런 북한 당국의 의도를 간파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상화 시설물 특별 경비는 특히 평양에 집중되고 있다.

소식통은 “평양시의 대부분 지역들에는 저녁 7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전체 1호선전물들에 전기가 공급되고 있고 해당지역 보안서 순찰대와 기동대 등 경비인원들이 교대로 순찰을 돌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지역의 경우엔 ‘어떻게든 야간에도 불을 밝히라’는 해당 당(黨) 위원회의 질책에 따라 때 아닌 태양열광판 구매 열풍이 불고 있다. 또한 일부 간부와 보안원 사이에서는 우상화 선전물을 도맡겠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모습에선 진정한 충성심은 찾아볼 수 없다.

소식통은 “출세의 발판을 닦으려는 속셈이고 혹은 해임‧철직이 두려워 살 구멍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라면서 “어떤 보안원은 ‘돈 들여 구입한 태양열광판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경비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