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남북간 다리 놓은 사람들이 부풀린 해프닝”

지난해 10월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로 추진된 대북 비밀접촉 과정에서 북측이 안희정 씨와의 만남을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안씨는 16일 헤럴드경제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지난해 10월 베이징에서 북한의 이호남 참사를 만나보니 ‘왜 나왔느냐’는 식이서 황당했다. 그 쪽도 황당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내가 ‘왜 공식라인을 찾지 않고 나를 불렀느냐’고 했더니 그 쪽에서 의아해했다. 서로 엇박자였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은 ‘북측이 안 씨를 지목했고, 안씨는 자신을 부른 것이 뭔가 특별한 대화가 오갈 것이라고 알고 있었다’는 그 동안의 보도내용과는 다른 내용이다.

안 씨는 이를 남북 사이에 중간 다리를 놓은 브로커들의 농간일 가능성이 높다고 해명했다.

“북핵위기가 발생하고 남북대화의 모든 것이 단절된 상태에서 저쪽(북한) 최고라인이 공식석상에서 말하지 못할 어떤 내용을 전하고 싶다고 해서 나갔더니 그게 아니었다”며 “실제 이호남 씨가 남한의 대통령 측근을 보자고 했을 만큼의 사람도 아니었고, 특히 김정일 위원장의 밀지를 가지고 올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안 씨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 우리 정부가 대북접촉 불가피성만 강조한 채 안씨와 접촉하게 될 북한측 인사의 신분과 주문사항에 대한 기초적인 검증조차 하지 않은 허술함을 드러낸 것이어서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안씨는 “(북측에서) 뭔가 제안이나 요구가 있을 줄 알았더니 뜻밖에도 그 쪽에서도 ‘왜 나왔느냐’며 황당해했다”면서 “순간적으로 ‘이건 해프닝이구나’ 싶었다”고 덧붙였다.

또 “(내가) 이호남 씨의 공식접촉을 받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주간지 N기자가 직접 연락을 받은 것도 아니었다”며 “결국 권 씨와 (남북간) 다리를 놓은 사람들이 중간에서 부풀리거나 뭔가 요구를 가지고 제안을 했구나 싶었다”고 고백했다.

안 씨는 남북접촉을 중계한 사람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날 보자고 해서 가봤는데, 날 보자고 하긴 뭘 봐요?”라고 반문하면서 “하도 기가 막혀 주간지 N기자나 권씨 등을 그 이후로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 씨는 “적극적인 요구나 제안도 없어서 그 만남은 30분 만에 끝난 것이 전부였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중간에서 다리를 놓은 권오홍 씨 등의 과잉의욕이 만들어낸 자리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번 대북 접촉은 권 씨 등에 의한 과장이며 자신은 피해자일 뿐이라는 해명이다.

한편 안 씨는 한나라당이 요구하고 있는 국정조사와 관련, “국회에서 정당간 합의가 되면 그 때 가서 입장을 밝히겠다”며 “대통령까지 나서서 해명한 것은 우리사회의 정치적 불신과 정략적 정쟁 때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