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대북 막후역할’ 주목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安熙正)씨가 작년 10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북측 당국자를 만난 사실이 확인되면서 그의 대북 막후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핵실험 이후 교착된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안씨가 대북 비선으로 활동하면서 막후 조정역할을 했다는 소위 `안희정 커넥션’의 개연성이 다시 흘러나오고 있는 것.

안씨는 그동안 한나라당이나 언론 쪽에서 제기된 `막후조정설’, `밀사설’ 등을 강력히 부인하며 “대북접촉과 관련해 어떤 역할도 한 일이 없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대북사업가인 권오홍씨의 비망록이 일부 언론에 보도되자 안씨는 26일 “작년 10월20일 베이징(北京)에서 북한 리호남 참사를 만난 적이 있다”고 시인했다.

안씨는 “주선해준 권씨가 지나친 의욕을 갖고 리 참사와의 만남을 정리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작년 7월 미사일발사, 10월 핵실험 이후 남북간 공식 대화채널이 붕괴된 상황에서 자신이 모종의 역할을 하려 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북한 미사일 실험 이후 대북 쌀 지원이 중단되고 남북 대화채널이 무너진 상황에서 제안이 들어왔다”며 “북측의 태도가 위기상황을 풀 만큼 전향적이지 않았고 대화 파트너로 받아들이기 어려워 30분만에 대화가 끝났다”고 전했다.

듣기에 따라서는 권한을 가진 남북 비선라인으로서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를 개선할 비상구를 찾기 위해 북측의 제의를 받아들였고 실제로 모종의 역할에 대한 의지가 있었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든 대목.

또 그가 “이후 북측에서 평양으로 와달라는 제안이 있었지만 내가 나설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 거절했다”고 말한 점은 북측 역시 안씨를 비선으로 생각하고 있었음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리 참사와의 만남에서는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관한 대화도 오간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끌고 있다. 권씨는 비망록에서 “안씨가 `공식라인을 살려 특사 교환과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고, 리 참사는 `확정 회담’이라는 과정을 거쳐 특사와 정상회담을 진행하자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안씨는 “설령 그런 얘기를 나눴다 해도 북측 파트너가 그런 얘기를 할 만한 권한을 가진 상대가 아니었고 한반도 위기를 풀만 한 포괄적 논의에 적절치 않은 만남이었다”고 해명했다.

물론 이런 내용만으로는 대북 막후라인으로서 안씨의 역할이 어느 정도였는지 가늠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지나친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안씨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권씨의 주장이나 최근 벌어진 일련의 상황에 비춰 막후조정설이 해소됐다고 보기도 어렵다.

일례로 “안씨가 `이해찬 전 총리가 특사로 평양에 들어가는 방안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는 권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지난 7일 이해찬(李海瓚) 전 총리와 이화영(李華泳) 의원의 평양행에 안씨의 제안이 영향력을 발휘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또 안씨가 일부 언론과 인터뷰에서 “베이징에 다녀오기 전후 상황을 이호철 대통령 국정상황실장에게 보고했다”고 말한 것은 베이징 접촉건을 놓고 청와대와도 일정한 교감을 했음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그러나 안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전 총리의 방북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리 참사와의 만남은 일회로 끝난 것으로, 이후 과정은 이화영 의원 등이 추진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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