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김두관 지사, 정직하게 입장 밝혀라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해 국토해양부가 충남도지사와 경남도지사 등에게 사업 속개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그동안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해 협조를 거부해 왔다.


그들은 선거 과정에서 4대강 사업을 주요 이슈로 들고 나와 정부를 비판했다. 야권과 일부 시민단체들은 6.2 지방선거에 즈음해 4대강 사업의 ‘쟁점화’를 위해 연대했다. 일부 언론들도 각자의 판단에 따라 4대강 문제에 대해 ‘총력보도’를 쏟아냈다.


공정언론시민연대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한겨레신문, 경향신문은 선거 전 2월부터 약 3개월 동안 전체 4대강 관련 기사의 93.7%(전체 189개 기사 중 177개)와 98.3%(전체 174개 기사 중 171개)를 부정적인 기사로 보도했다. 일부 언론까지 가세해 이렇게 ‘잘못됐다’고 외치는 상황에서 상당수 국민들이 불안감을 느끼게 됐다. 


그 같은 ‘물량 공세’가 통했던지, 그들은 그 덕을 톡톡히 보고 당선됐다. 그리고 그 여세를 몰아 당선 되자마자 야권 도지사들 간의 ‘4대강 사업 저지 연대’를 천명하였고, 이들의 취임사에서도 한결같이 4대강 반대 목소리가 묻어 나왔다. 


그런데 지금의 상황은 어처구니가 없다. 막상 정부의 회신 요청을 받은 도지사들이 당황한 표정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주민 피해에 대해 용역을 맡겨 두었으니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식입장 발표를 유보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한발 물어섰다. 6.2 지방선거 당시 기세등등하던 그들의 모습은 어디로 갔는가?


한편 같은 박준영 전남도지사는 일찌감치 4대강 사업에 대해 찬성의사를 밝혔다. 민주당의  당론이 4대강 사업 반대였지만 박 지사는 처음부터 영산강 정비 사업은 오랜 숙원이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당선이 된 후에도 “영산강살리기는 지역민의 요구이며, 그 필요성도 있는 만큼 정치논리로 외면할 수 없다”고 말했다. “2004년과 2006년 영산강살리기를 말할 당시 반대한 사람이 없었지만 이제와서 정치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박 지사는 “참여정부 때도 영산강살리기 사업을 계속 건의했지만, 농림부, 환경부, 국토부 어디서도 관심을 가지는 곳이 없었다”면서 “영산강 사업을 하지 말자고 하면 국가 하천인 영산강을 누구보고 관리하라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박 지사의 발언은 현재 광역자치단체가 안고 있는 고뇌를 있는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지역 상황으로 보자면 4대강 정비는 매우 절실한 사업이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인 것이다. 더구나 박 지사의 지적처럼, 4대강 사업은 김대중 정부 시절부터 꾸준히 예산이 투입되어 왔던 사업이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고 나서야 ‘정치적 논리’라는 ‘혹’이 붙은 셈이다. 


안 지사나 김 지사가 정부의 회신 요구에 즉답을 피하는 것은 실제 도지사가 되고 보니 상황인식이 180도 달라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박 지사가 영산강 살리기를 도내 숙원사업으로 인지하면서부터 민주당의 당론을 덮어놓고 수용할 수 없는 처지가 된 것처럼 안 지사와 김 지사 역시 눈 앞의 도민들과 등 뒤의 지지세력 사이에서 갈등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안 지사는 2일 “선거 과정에서 4대강 사업 중단을 요청한 것은 도민들의 우려와 걱정을 반영한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지사로 당선된 후에는 문제를 푸는 방법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김 지사도 “(대행사업권을) 반납하든지, 조건을 붙여 요구를 해야 하는데 정부가 우리 요구 (조건)을 수용해 주면 4대강사업을 할 수도 있다”며 타협의 여지를 남겼다.


문제는 이 두 지사가 정부를 상대로 하는 정책적 의견조율에 나서기에 주저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김 지사는 낙동강 김해지역 4개 공구의 착공과 남강 공사 발주 자체를 보류하면서 국가차원의 행정손실을 낳고 있다. 일종의 ‘미필적 고의’라고 할 수 있다.


한 일간지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경남도민들의 민심은 김두관 지사가 자신의 소신대로 나아가기(20.3%)보다 정부와 협의할 것(34.9%)을 주문하고 있다. 응답자의 16.4%는 정부을 따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그간 한국 사회는 지역이기주의 때문에 국민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국책사업이 우여곡절을 겪거나 폐지되고 마는 ‘님비(Not In My Backyard)’ 현상에 시달려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과 국민 사이에 보다 성숙된 의사소통과 합의 도달’이라는 차원에서 우리사회가 한번쯤 겪고 넘어가야할 성장통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지금 4대강 사업과 관련된 논란속에서 우리사회가 지불하고 있는 시간과 비용은 그 무엇 하나 손에 남길 만한 ‘교훈’이 없다. 지역주민의 대표라는 공인으로서의 자각보다 특정정당 소속 정치인으로서 자기 존재를 규정하려하는 일부 도 지사들의 편협한 처신에 국민들의 공분이 커지고 있다. 안 지사와 김 지사는 하루라도 빨리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정직하게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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