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팎으로 시련 맞는 경수로 사업

정부의 대북 200만㎾ 전력 공급을 골자로 하는 ‘중대제안’으로 함경남도 금호지구의 경수로 사업이 안팎으로 시련에 봉착했다.

경수로 공사를 집행하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오는 11월 30일 이전에 경수로 사업의 장래를 결정키로 한 상황에서 정부가 중대제안을 통해 200만㎾의 전력을 공급하는 대신 경수로 사업을 종료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말 그대로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물론 중대제안의 채택 여부는 전적으로 6자회담의 결정에 따라 가려질 것이지만 중대제안이 공개되기 전부터 KEDO 집행이사국 가운데 이미 미국과 일본이 ‘경수로 사업에 미래는 없다’고 공언해왔기 때문에 경수로의 장래는 지극히 어두운 상태다.

미국과 일본은 2003년 4월과 8월 각각 열린 1, 2차 6자회담에서 북핵 문제에 별다른 성과가 없자 경수로 사업의 장래에 심각한 의문을 표시했고 그 해 11월에 열린 집행이사회는 그 해 12월1일부터 1년간 사업을 일시 중단키로 결정했다.

한국과 일본, 미국, 유럽연합(EU)으로 구성된 KEDO 집행이사회는 작년에도 ‘사업 1년 중단’ 연장결정을 내렸고 올해도 2005년 사업만료기한인 11월30일 이전에 이사회를 열어 경수로의 장래를 결정하게 된다.

이번 이사회에서 이사국들은 ▲속도조절속 사업 지속 ▲사업 일시중단 ▲중장기적인 현상유지 ▲사업 완전종료 등의 방안을 놓고 선택을 하게 된다.

지난 2년간 내려진 결정은 사업의 일시중단이었지만 ‘중대제안’ 채택 전망이 밝아질수록 결정 방향이 완전종료에 가까워질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비록 완전종료 결정이 이뤄지더라도 KEDO는 당장 해체되지 않을 전망이다. 종료결정이 이뤄지는 순간부터 청산업무에 들어가 사업을 위해 끌어들인 대외부채, 사업 참여업체들에 대한 보상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2004년 말 현재 KEDO는 경수로 사업을 위해 한국수출입은행에 약 13억달러, 일본국제협력은행에 약 4억5천400만달러의 부채를 안고 있다.

KEDO가 안고 있는 이 부채는 당초 KEDO 참가국들이 경수로 건설을 위해 부담하기 한 비율에 따라 배분된 것으로 사업자체가 종료되면 누가 상환책임 져야하는 지, 상환은 해야하는 것인지, 상환을 한다면 어떤 식으로 해야하는 지 등을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한 관계자는 14일 “사업종료 결정이 난 뒤 있을 수 있는 상황을 얘기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전제하고 “사업이 종료될 경우, 국제소송이 제기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부채문제는 물론 경수로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전력, 그리고 한전으로부터 사업을 불하받은 대기업들과 중소기업들도 2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들에 대한 보상 문제도 처리해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그러나 “사업체들에 대한 보상문제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초 책정된 경수로 사업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비교적 낮다는 점에 근거한 전망이다.

이와 함께 북한이 경수로 공사가 2년째 중단되고 있는 현재도 보상을 요구하며 경수로 장비의 반출을 허용치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사업이 완전히 종료될 경우, 이에 대해서도 보상을 요구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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