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새정치’, 국민 사기극 혹은 허무 개그 수준

안철수 의원을 보며 든 생각들이다.


우선 안철수에 실망하였다. 대선을 거치며 안철수에 실망을 했지만 이후 다시 기대감을 살리던 중이었기에 더욱 실망감이 컸다. 안철수가 더 가줘야 새누리당도 변하고 민주당도 변할 수 있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었다.
 
안철수는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는 것에 조급함을 느낀 것 같다. 그리고 신당을 만들어 지방자치단체 선거부터 뛴다고 선언, 작업을 시작했지만 쉽지 않았고 버거움을 느낀 것 같다.


무엇보다 안철수는 마음의 거처를 민주당에 두고 있었구나 싶다. 그리하여 새정치의 명분 보다도 사실은 정치공학적 계산에 누구보다 밝았던 사람이 아니었든가 하는 의문이 든다. 김한길이 5:5 지분을 확실히 담보할 것 같은 느낌을 주자 안철수는 주저 없이, 오히려 신속하게 신당 창당을 공식화하였다.


안철수의 행태를 두고 사실은 김한길의 ‘신의 한수’였다고 분석하기도 하는데 이 역시 동의하는 바다. 김한길에게 이런 ‘재주’가 있었나 싶은 생각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사실 안철수는 결단을 한 것이다. 정치적 결정과 결단만큼 기회비용이 큰 것은 없는 것 같다. 그만큼 어렵다. 안철수의 결단은 그런 면에서 다른 면모는 보여 주었다. 그러나 매우 높은 수준의 큰 결단은 아니다. 보통 사업을 해본 사람이라면 이 정도 판은 벌리고 이 정도의 결단은 해볼 만하다.


정치판에서의 구태는 밀실정치·야합정치·말바꾸기 정치 등으로 대표된다. 주변 측근들이 배신감을 느끼는 거야 차치하더라도 국민들이 보기에 안철수는 독단의 전형이었다. 어느 정도의 인식이나 이해 수준을 넘어서 버렸다. 밀실에서 야합하여 말을 바꾼 딱 그 판이었다. 
 
정치부 기자들조차 전혀 예측을 못 했다고 하는데 그간의 정계 개편의 역사를 보면 허를 찌르는 식이기는 했다. 이런 정계 개편이 성공하려면 둘 중 하나가 필요했던 것 같다. 하나는 세력이다. 다른 하나는 감동이다. 사람들은 ‘호랑이굴에 사슴이 들어간 격’이라고 평가한다. 세력이 없어도 호랑이굴에 들어가 호랑이가 될 순 있다. 그 요건, 그게 바로 감동이다. 안철수는 세력도 없고 감동도 없었다.


이제 안철수에 의해 ‘새정치’는 때묻은 용어가 되고 말았다. 새정치, 안철수 덕분에 부쩍 친근하고 기대감 듬뿍 든 표현이 되었는데 이제는 내뱉기 민망한 말이 되어 버리지 않았는지. 새정치는 사기극 혹은 허무 개그 수준이 되어 버렸다.   


긍정적인 건 없을까.


결과론적으로 보자면 안철수가 민주당에 가서 잘하면 거기에 희망이 있을 수 있다. 안철수가 민주당을 바꿀 수 있다면. 종북주의 정당 통진당과 정책 연대를 했던 민주당은 여전히 그 합의문의 파기를 선언하지 않고 있다. 친노·486이 주도하는 민주당의 친종북적 경향을 변화시키고 구체적인 정책이나 정치 행동에서 실제적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그것을 안철수가 주도할 수 있다면 달리 볼 여지는 생긴다.


그렇다면 절반의 성공은 되는 셈이다.


안철수의 급회전으로 이제 국민들은 ‘집 나간 새정치’를 어디서 찾아야 할지 혼란스럽다. 졸지에 미아가 되어 버린 새정치. 그러나 따지고 보면 본래도 새정치는 국민의 몫이었다. 국민이 만들어가고 보듬고 가는 것, 그게 소중한 새정치의 본주소다.


그러나 농락당한 기분은 불쾌하다. 그런 정치인은 생명이 짧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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