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프리즘] 김정은 방중, 막연한 기대보단 현실적 대북 전략 세워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방중단 일행을 태운 전용차가 9일 오전(현지시각) 베이징 조어대를 떠나 젠궈먼와이다제(建國門外大街)를 통과 중이다. /사진=연합

북한 김정은이 김영철 당 통일전선 담당 부위원장과 리수용 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등 외교 라인을 이끌고 중국을 4차 방문하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을 앞두고 제1의 동맹인 중국과의 회담에서 공동 대응전략을 탐색하고 있는 모습이다. 언뜻 핵을 보유했다고 주장하는 북한이 갑(甲)이고 우리는 그저 굿판에서 어떻게 칼을 던지는지 쳐다만 보는 을(乙)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이는 김정은 신년사 평가에서도 드러나는 대목이다. 김정은은 지난 1일 신년사에서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언급하지 않고 우리 정부를 향해 노골적으로 추가 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한미 연합훈련 등 대북 군사 압박을 일부 중단했음에도 말이다. 그럼에도 청와대 대변인은 김정은 신년사 논평에서 “김 위원장의 확고한 의지는 한반도 문제가 순조롭게 풀리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했다. 북한은 바뀐 게 없는데 우리만 정세 낙관을 하고 있는 걸 아닐까.

또한 새해 첫 방문국으로 중국을 택했다는 점을 통해 우리는 상황을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북한에 대한 막연한 ‘기대’보다는 현실적인 대북 전략을 구상해야 할 때라는 점을 자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튼, 중국은 비핵화 문제에 미국을 의식, 대외적으로 김정은을 설득하는 모습을 연출해 왔다는 점에서 김정은에게 여러 조언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일단 남북 철도 연결에 대한 중국의 의견 개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정은의 방남 문제에 대해서도 협의를 진행할 수도 있다. 여기에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에 대한 사전 실무적 협의 내용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달하고 이해와 협조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중국이 북한에 국제사회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선물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일단 북한은 당면과제인 비핵화와 병행한 제재 해제 문제에 대해 강력한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연유(燃油), 식량 등 필수 품목에 대한 지원을 촉구할 수 있다. 우리는 여기에 중국이 어떤 해답을 제시하는지 면밀하게 체크해야 한다.

또한 김정은이 신년사를 통해 긴장의 근원으로 지적한 “외세와의 합동군사연습”에 대해 양국이 어떤 인식을 공유하는지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즉, 김정은이 이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공동대응 전략을 통해 주한미군의 철수나 축소 전략을 공동목표로 전개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답보상태에 대해 북한이 어떤 답을 내놓지도 주목해 봐야 한다. 김정은이 북한의 주동적이며 선제적인 노력인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등에 대한 미국의 신뢰성 있는 조치를 설명하면서 종전선언이나 제재 해제, 군사적 압박 해소 등에 중재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시진핑 회담은 트럼프-김정은 회담을 예측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된다는 점에서 작은 부분 하나라도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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