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정책조정회의 컨트롤 타워 역할 강화

외교안보라인이 새롭게 개편됐지만, 인적 구성의 변화에 상관없이 청와대 안보실장이 주재하는 장관급 안보정책조정회의가 실질적인 안보정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전망이다.

외교가에서는 ‘송민순 원톱 체제’가 거론되면서 송민순(宋旻淳) 외교통상부장관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맡을 것인지를 놓고 관심들이 쏠려 있지만, 정작 청와대쪽에서는 NSC 상임위원장을 누구에게 맡길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분위기는 엿보이지 않는다.

이는 올해 초 조직개편으로 NSC 사무처가 청와대 안보실로 흡수통합되면서 신설된 안보정책조정회의가 상시적인 안보정책 협의체로 자리잡았고, 부처간 이견이나 중요 현안 대책 협의는 모두 안보정책조정회의 틀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안보정책조정회의가 지난 4월13일 신설돼 첫 회의가 열린 이후 일상적인 통일외교안보정책 협의는 안보정책조정회의를 통해 진행돼 왔다. 청와대 안보실장이 진행하는 이 회의체가 기존의 NSC 상임위의 역할을 대체했다고 볼 수 있다.

18일부터 베이징(北京)에서 재개되는 6자회담 대책도 14일 오후 백종천(白鐘天) 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공식적으로 논의됐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도 새 외교안보라인 개편 이후에도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오히려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신임 백종천 안보실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노 대통령은 “나를 대신해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라”고 지시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15일 전했다.

청와대는 송민순 안보실장시절엔 “안보실장이 안보정책조정회의의 ‘사회’를 본다”고 표현했었다. 이 때문에 백 실장에게 안보정책조정회의의 ‘사회’가 아니라 ‘주재’를 하라는 노 대통령의 지시는 신임 백 실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메시지로도 풀이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회’나 ‘주재’나 큰 의미의 차이는 없지만, 역할을 조금 더 강조하는 차원에서 회의를 주재하라고 말씀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송민순 체제’에서 ‘백종천 체제’로 안보실 체제가 바뀌었지만 여전히 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안보실의 역할을 중시하겠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외교부 출신으로 10개월만에 청와대로 컴백한 윤병세(尹炳世) 안보수석, 북핵 및 대미관계 전문가인 박선원(朴善源) 안보전략비서관, 남북관계를 오랫동안 다뤄온 조명균(趙明均) 안보정책비서관 등이 백 실장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안보정책조정회의가 상시적이고 일상적인 협의체로 자리잡았고 오히려 더 강화되는 흐름이기 때문에 청와대도 굳이 NSC 상임위원장 임명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과거 정동영(鄭東泳) 통일장관이 상임위원장을 맡았던 시절의 NSC 상임위 기능의 99%를 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흡수했기 때문에 NSC 상임위원장이 누가 되느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며 “대통령이 때가 되면 임명하겠지만 그렇다고 서두를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통계적으로 볼 때 NSC 상임위는 1년에 2∼3차례 정도 열리며 중장기 국가안보전략과 관련한 사항을 처리할 때 열리는 보다 공식적 협의체로, 안보정책조정회의는 실질적인 통일외교안보정책을 협의하는 주된 메커니즘으로 각각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정부 통일외교안보정책의 조정은 실질적으로 안보실이 주도하는 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이뤄진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분간 안보정책 현안의 핵심이 북핵 문제와 6자회담 대책이라는 점에서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의 주도적 역할을 간과할 수는 없을 전망이다.

6자회담 수석대표로 ‘9.19 공동성명’ 도출을 성사시켰고, 안보실장으로 있는 동안 전략적 마인드를 바탕으로 북ㆍ미 중재역을 수행하며 ‘공동의 포괄적 접근 방안’도 이끌어낸 송 장관이 현재의 북핵 국면을 누구보다 주도적으로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소식이 전해진 직후 노 대통령을 수행하던 해외순방지에서 급거 귀국, 지난 9, 10일 안보관련 부처 차관 및 차관보들을 공관으로 불러들여 잇따라 실무대책회의를 주재하기도 했다.

이 같은 측면에서 새 외교안보라인은 특정인이 주도하는 ‘원톱 체제’라기보다는 전반적인 통일외교안보정책 조정은 ‘백종천 체제’의 안보실이 주관하고, 핵심 안보 이슈인 북핵문제는 송 장관이 필드에서 지휘하는 ‘역할 분담’ 체제로 굴러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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