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회부 이란 핵, 어디로 가나?

이란 핵문제가 유엔 안보리에 회부됐다.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4일 유럽연합이 제출한 ‘이란 핵문제의 안보리 회부 결의안’을 찬성 27, 반대 3, 기권 5로 가결했다. IAEA 35개 이사국 중 27개국이 찬성하고 쿠바, 시리아, 베네수엘라 등 3개국이 반대했다. 알제리, 벨로루시, 인도네시아, 리비아, 남아공 등 5개국은 기권했다.

그동안 유보적 입장이던 중국과 러시아는 찬성으로 돌아섰다. 이에 뉴욕타임스는 이란 핵문제의 안보리 회부 결의안이 통과된 것은 ‘미국의 승리’로 평가했다.

이란 핵문제에 예민한 반응을 보여온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즉각 성명을 내고 “이란의 새 지도자들이 선택한 길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며 국제사회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도 이날 도널드 럼스펠드 미국방장관과의 회담을 마친 뒤, “이란은 ‘레드라인’을 넘어섰고 이스라엘만이 아니라 유럽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 고 밝혔다.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이란의 신정권은 테러리즘에 대한 세계적인 국가 후원자” 라고 규정하며 국제사회의 공동 협력을 촉구했다.

유엔 안보리, 3월 이란제재 논의

결의안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이란의 평화적 핵개발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못 박았다. 또한 이란이 핵비확산조약(NPT)상의 의무를 지속적으로 위반해 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의안은 이란에 대해 우라늄 농축과 그와 연계된 핵활동 동결, 무기급 플루토늄의 원료를 생산할 수 있는 중수로 원전 건설 중단, IAEA의 광범위한 사찰을 허용하는 협약 비준, IAEA의 사찰범위 확대 등을 요구했다.

국제원자력기구의 결의안이 통과되자 이란은 즉각 반발해 나섰다.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은 결의안의 통과와 동시에 “우라늄 농축 재가동”을 명령하며 “향후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 활동에 대한 협력을 중지하라”고 지시했다. 자바드 바이디 국가 최고안보회의 부의장도 “나탄즈 우라늄 농축 시설에서 우라늄 농축이 재개될 것”이라며 “이란의 핵우라늄 농축은 상업적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란 핵문제의 안보리 회부는 IAEA가 이 문제를 다루어 온 지 2년 5개월 여 만이다. 안보리 회부는 협상이 아닌 국제적 응징으로 가는 수순이다. 그동안 IAEA가 안보리에 회부한 국가는 이라크, 북한, 리비아, 루마니아이며 북한은 두 차례나 회부되었으나 제재가 없었다.

결의안에 따라 이란 핵문제가 안보리에 회부되면 이후 관심은 향후 내려질 후속조치에 모아진다. 현재 안보리가 가할 수 있는 제재수단으로는 경제 제재가 유일하며 ‘수출금지’ 등의 제재를 시작할 수 있다.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은 이란 핵문제에 대한 제재 방안을 IAEA의 최종 보고서가 나오는 3월에 논의키로 하였다.

중-러 제재조치에는 반대

안보리 상임 5개국 중 중국과 러시아는 제재조치에 반대 입장을 제시하고 있다. 중국은 이란의 야다바란 유전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이란 핵 시설에만 8억 달러를 투자해 놓고 있다. 특히 이란은 그동안 거부해온 러시안의 중재안에 대해 태도를 바꾸어 오는 16일 협상에 응할 것을 밝혀 왔다. 러시아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러시아가 대행하는 안을 제시해 놓고 있다.

특히 두 나라는 이번 결의안의 지지 조건으로 무력사용이 아니라 외교에 기초한 점진적 접근, 즉각적인 경제제재 또는 보복조치의 배제 약속을 요구했다.

이런 여건을 감안한다면 이란 핵문제가 유엔 안보리로 가더라도 후속 조치의 강도 조절이 불가피하다. 미국은 현실적으로 강도높은 제재보다는 핵개발 연루 인사나 기업인에 대한 여행금지 및 해외 자산동결 등과 같은 조치를 우선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철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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