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천안함 성명’ 특징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르면 9일 밤 채택될 예정인 천안함 사태에 대한 안보리 의장성명 초안에는 세력균형의 원칙이 작동하는 국제정치의 냉엄한 현실이 투영돼 있다.


특히 서구 중심의 G8(선진8개국) 정상들이 최근 채택한 공동성명의 내용과 비교해 볼 때 더욱 잘 드러난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채택된 G8 성명은 우선 안보리 성명 초안과 비교할 때 북한의 입장을 소개하지 않음으로써 더욱 간결한 논리로 천안함 침몰을 초래한 공격 행위를 북한과 연결시키고 있다.


G8 성명은 북한이 천안함 침몰에 책임이 있다는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언급하고 “이런 맥락(in this context)에서 천안함 침몰을 초래한 공격(attack)을 비난한다(condemn)”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에 반해 안보리 성명 초안은 5항에서 “안보리는 북한이 천안함 침몰에 책임이 있다는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에 비춰(in view of)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히고 6항에서는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하는 북한의 반응, 그리고 여타 관련 국가들의 반응에 유의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7항에서 “이에 따라(therefore) 안보리는 천안함 침몰을 초래한 공격(attack)을 규탄한다(condemn)”고 했다.


이는 북한의 주장을 병기한 것으로 중국과 러시아의 입장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또 ‘이런 맥락에서’가 ‘∼에 비춰’보다 더욱 인과 관계가 분명한 표현이라는 점에서 G8 성명이 보다 명백하게 북한의 공격을 비난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한 당국자는 “안보리 성명이 민.군 합조단의 조사 결과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 것은 이를 평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북한의 주장을 병기했더라도 논리적으로 볼 때 안보리 성명이 더욱 정치하게 북한의 공격을 비난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G8 성명이 북한에 직접적으로 한국에 대한 다른 공격이나 위협적인 적대행위를 자제할 것을 요구(demand)했다는 점에서 안보리 성명 초안이 상대적으로 후퇴한 내용이라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평가다.


안보리 성명 초안도 “한국에 대해, 또는 역내에서 이러한 공격이나 적대행위를 방지하는 게 중요함을 강조한다”고 했지만, 북한을 직접적으로 지목하지는 않았고 ‘요구(demand)’와 같은 강력한 표현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안보리 의장성명 초안은 안보리 내부의 현실적인 세력균형 차원에서 도출된 결과로 볼 수 있다”면서 “정부가 외교적 노력을 많이 했지만, 이것이 바로 한국의 외교적 위상을 가장 사실적으로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 안보리 성명 초안은 지난 1996년 강릉 잠수함 침투 사건 당시 안보리에서 채택된 의장성명에 비하면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1996년 당시에는 북한 잠수함이라는 명백한 물증이 있었음에도 안보리는 의장성명에서 이 사건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정전협정의 철저한 준수와 한반도에서의 긴장 조성행위 자제를 촉구했을 뿐이었다.


게다가 어떤 맥락에서도 북한의 공격 또는 침략으로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은 전혀 없이 남북 양측에 똑같이 대화를 통한 평화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을 권장하는 내용만을 담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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