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조치 일단락…韓美 대북조치 향방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의장성명 채택으로 국제사회의 천안함 조치가 일단락되면서 관심사는 한·미 차원의 대북조치가 향후 어떤 형태로 이행될지 여부로 모아진다.


당초 한미는 이미 강력한 대북제재 조치인 1874호가 가동 중인 상태인 만큼 국제사회의 추가 제재 보다는 일치된 대북 비난 목소리를 통해 북한을 압박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미·일 차원의 추가적인 대북조치에 해나간다는데 초점을 뒀다.


안보리의 결정 이전 한미 서해합동군사훈련,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대북 확성기 방송, 대북 전단지 살포 등을 행동으로 옮길 경우 ‘한반도의 안정적 관리’를 강조해온 중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수 있다는 점과 북한의 추가 도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정부는 이번 의장성명이 북한을 공격주체로 직접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공격(attack)’ ‘규탄(condemn)’의 문구를 포함한 만큼 국제사회의 대(對)북한 경고 메시지라고 풀이하고 있다. 때문에 한미 차원의 대북조치의 근거는 확보했다고 판단이다.


따라서 한미 차원의 대북제재 조치 추진엔 별다른 장애가 있을 수 없다는 판단이다. 미국 항공모함 조지워싱터호가 천안함 성명 직후인 9일 오전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참여하기 위해 일본 요코스카항을 떠난 것도 이 같은 이유다.


7월 중 실시 예정인 합동훈련에는 미 7함대 소속의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와 이지스 구축함, 핵잠수함 등이 참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이 한 강연에서 연합훈련 일정에 대해 “모든 국가는 적대세력에 대응해 군사훈련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며 “미국과 한국은 매년 이런 형태의 훈련을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중국이 ‘항공모함의 (동중국해) 진입을 묵과할 수 없다’고 밝힌 만큼 항공모함의 훈련 참가를 확정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북 전문가들은 서해 합동훈련은 북한만을 생각해서는 과감하게 진행해야 하지만 최근까지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미중간의 관계를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향후 북한문제에 대한 중국의 역할을 기대할시 보다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합동훈련은 진행하되, 규모, 시기, 장소문제는 미중관계, 특히 북한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협조를 이끌어 내기 위한 실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진욱 통일연구원 남북협력연구센터소장도 “천안함 사건에 의한 대북 억지력 차원에서 계획했던 합동훈련이 중국이 반발한다고 취소될 사안이 아니다”며 “안보리의 결정이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에서 한미의 대북조치까지 유야무야 돼서는 안 된다. 규모가 다소 축소될지언정 안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MDL 일대에 배치된 북한군에 정신적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시점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군은 본격적인 대북 심리전을 위해 MDL 일대 11개 지역에 대형 스피커(확성기)를 설치해 놓고 재개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확성기는 출력을 최대화할 경우 야간에 약 24km, 주간에는 약 10여km 거리에서도 방송 내용을 청취할 수 있다.


때문에 북한군은 남북 군사회담에서 중단을 집요하게 요구해왔다. 최근 북한은 남측이 확성기 방송을 시작하면 조준격파 사격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현재 국방부는 유엔사 측과 시행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지역에 살포하기 위해 제작된 120만매의 대북 전단지도 확성기 방송 재개시점에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최 소장은 “확성기를 설치해 놓은 것만으로도 이미 북한을 초조하게 하고 있어 심리전의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당초 심리전은 심리전답게 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방향이 맞지 않았다. 정부가 심리전을 본격적 시행할 가능성은 적다”고 전망했다.


최 소장은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어 다른 방안 강구가 필요하다”며, 남북한 군사적 긴장악화를 고려해 민간차원의 활동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외에 북한 선박의 남측 수역 진입 차단작전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군은 경고통신에 불응하고 우리 해역으로 무단 진입하는 북한 선박에 대해 해군 함정과 해경 경비함을 이용해 강제 정선 또는 나포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지만 아직 해상에서 충돌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한미가 제재에 시동을 걸고 있는 반면, 북한은 제재 분위기를 대화 분위기로 전환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특히 미국에게는 천안함 사건이 일단락 된 만큼 6자회담 테이블에서 나서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 일각에선 중국과의 불협화음, 한반도의 긴장 악화 등을 고려해 실행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금주 중 개최될 북한과 유엔사간 ‘천안함 실무접촉’ 등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11일 “북한을 자꾸 몰아치는 것 보다는 긴장을 완화시키고 중국 등 다른 나라와도 서로 풀 것이 있으면 풀고 전반적인 상황을 연착륙하는 방향으로 끌 고가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금은 더 큰 싸움을 벌이고 확전할 상황은 아니며 근본적으로 상황을 안정시켜야할 시점”이라고도 했다. 한미간 제재조치 시행이 주변국(중국)들의 반발로 이어질 경우 긴장악화의 책임론에 시달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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