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업무를 지원하는 전문가 패널들이 최근 미국, 일본, 한국 등 6자회담 주요 관련국들을 순방하며 대북제재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소식에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9일 “대북제재 전문가 패널들이 지난 주 일본을 거쳐 어제 한국에 도착했다”며 “이들은 대북제재의 이행을 위해서는 6자회담 관련국의 협조가 중요한 만큼 본격적 활동에 돌입하자마자 이들 국가의 순방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 전문가 패널들은 지난달 중순에는 워싱턴을 방문했지만,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방문 계획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 패널들의 방문은 해당 국가의 희망에 의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이번 순방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빠진 것은 이들 국가의 대북제재 이행 의지가 약화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전문가 패널들은 출범 이후 지난 3개월 간 활동 계획과 방향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해 왔으며, 안보리에 대한 보고가 마친 만큼 유엔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대북제재 이행 점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제재가 완벽하게 이뤄진다면 전문가 패널이 할 일이 없는 것 아니겠느냐”며 “대북제재 이행 상황을 감독하고, 해당 정부와 협조하는 매커니즘을 구축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북제재 이행 ‘평가표’ 작성…이행 결과 평가에 시간 소요
이어 “안보리 결의 위반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여러 측면이 작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전문가 패널들은 이를 판단하기 위한 평가표를 만들었다”며 “각국의 이행결과를 여기에 맞게 평가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대북제재 결의 내용이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있는 만큼 결의 이행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분석의 틀이 필요하다”며 “판단의 기준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성급한 판단은 더 큰 오류를 불러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제반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해야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전문가 패널의 방한이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과 연관된 것이냐’는 질문에는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며 “보즈워스 특사의 방북 일정이 결정되기 훨씬 이전부터 한국과 일본에 대한 방문 일정이 잡혀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전문가 패널들은 한국 방문 중 북한과 관련된 ‘위해물품’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컨테이너 4개가 압수된 부산항을 방문할 것으로도 알려졌다. 일본 교도통신은 앞서 5일 이들 전문가 패널이 대북한 무역이 이뤄지는 한국과 일본의 항구에서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전문가 패널은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한국, 일본 등 7개국(P5+2)에서 추천한 전문가들이며, 핵·미사일·수출통제·비확산·재정 등 7개 분야의 위원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안보리 제재 결의안에도 불구하고 유엔의 금수조치를 피해 교묘한 방법으로 사치품 등을 수입하고 있으며, 결의안에 금지된 무역과 거래 활동에 관여 했다는 여러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