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이후 韓美 양자조치 어떻게 진행되나?

유엔안보리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느슨한’ 의장성명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미 당국은 북한을 실질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양자 제재조치 등을 검토 중이다.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진 만큼 안보리에서 강력한 대북 규탄이 나와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온 한·미는 낮은 수준의 안보리 조치가 나올 경우 별도의 대북 제재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한·미는 한미연합훈련과 대북 금융제재 등을 안보리 성명 이후에 실시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대응조치를 취하는 데 있어서 국제사회의 지지와 공조가 중요한 만큼 안보리 결과를 지켜 본 뒤 양자조치를 통해 대응조치의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


그러나 현재 중·러가 북한의 소행이라는 조사결과에 대해 여전히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북한을 직접 지목하는 대북 규탄 성명에 노골적으로 반대 입장을 보임에 따라 당초 기대했던 대응조치가 나올 수 없다고 판단, 양국차원의 제재조치를 준비 중이란 관측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6일 “현재로서는 안보리 대응에 치중하고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한 양자제재 조치가 검토될 것”이라며 “안보리 대응이 약하다고 판단되면 한미 양자 대응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려진 바대로 한미 양국은 안보리 성명 이후 ▲서해상 한미연합훈련 ▲북한 지도부를 겨냥한 금융제재 등을 실시할 예정이며, 한국 독자적으로는 ▲PSI(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 구상)의 해상차단 및 검색훈련 참여 ▲대북 심리전 재개 등을 준비하고 있다.


한미는 서해에서 미 항공모함과 핵잠수함, 이지스구축함이 참여하는 대규모 연합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대북 도발 억지력 제고 차원에서 한미연합훈련이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 정부당국자들이 설명이다.


최근 중국의 반발로 한미연합훈련이 취소됐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으나 국방부는 6일 안보리 성명 이후로 시일을 조정하는 문제이지 취소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국방부가 공식 부인했지만 향후 중국의 반발이 거세지면 한미연합훈련이 축소되거나 최악의 경우는 취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붕우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조치가 나오면 이에 연계해 양국이 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한 반면, 정부 당국자는 “한미 당국이 한미연합훈련 방식에 대한 협의를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말해 향후 훈련 내용도 변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재 순조롭게 준비되고 있는 것은 대북 금융제재다. 한미는 실시 가능한 다양한 옵션을 검토 중이며, 특히 북한의 지도부를 겨냥한 ‘돈줄 죄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 내에서 양자차원의 금융 제재 등이 검토되고 있고 이에 대해 각 부처간 조율이 되고 있다”면서 “양자차원의 금융제재는 안보리에서 논의가 끝나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현금차단을 위해 남북교역을 축소시키고 있으며, 북한의 무기 수출을 막는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훈련 참여와 PSI 전문가 그룹(OEG)에 정식 멤버로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한 대북 현금차단이 북한의 핵무기 등의 대량살상 무기 개발을 막는 데 강력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 미국도 기존 제재장치를 엄격히 적용하는 한편, 북한의 불법 위폐, 마약, 위조담배 거래 등을 주시하면서 제재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미 북한의 무역, 금융, 무기거래 등을 제재할 체계를 거미줄처럼 갖추고 있어 이를 100% 가동하면 제재의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은행(BDA) 북한 계좌를 동결하는 방식으로 대북 금융제재가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중국의 반발로 현실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방한하고 돌아간 이후 고위 당국자는 “(미국이) 금융 문제나 자금 흐름에 관한 것을 생각하는 인상이었다”면서 “예측되고 있는 BDA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안보리 결과가 나올 즈음인 오는 21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외교·국방 장관(2+2) 회의’에서 한미의 양자제재 조치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가 이루어 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이 자리에서 금융제재의 대체적인 윤곽에 대해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대북 심리전도 본격 시행될 가능성이 크다. 당초 정부의 대응조치 발표와 달리 실제 진행 중인 조치는 라디오방송이 유일하다. 나머지 조치는 모두 유보중이며, 유엔안보리 조치 등 이후 상황 변화에 맞게 조치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대북심리전 재개는 북한의 강력한 반발도 예상돼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실제 정부는 5월 24일 천안함 대응조치 발표 직후 대북심리전을 재개할 방침이었으나 북한이 ‘확성기 타격’ 등을 운운하며 격한 반응을 보여 대응조치 속도를 조절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정부가 안보리에서 단호한 대북 조치를 이끌어 내려면 국제사회의 협조가 필요한 만큼 한반도에서 불필요한 긴장을 조성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 대북 심리전 재개를 유보한 것으로 관측된 바 있다.


현재 군은 대북 심리전 재개를 위해 군사분계선(MDL) 11개 지역에 확성기를 설치해 놓았다. 확성기 방송은 2004년 남북 군사당국간 합의에 따라 중지되었고 확성기도 모두 철거된 바 있다. 북한 지역에 뿌리게 될 120만매의 대북 전단도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와 함께 살포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