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대북결의안, ‘김정은 보위세력’ 전방위 압박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2일(현지시간)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전례 없이 강력한 내용을 담은 새 대북 제재 결의 2270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북한이 지난 1월 6일 4차 핵실험을 감행한 지 56일 만이다.

안보리는 이날 ▲북한을 드나드는 모든 화물 검색 의무화 ▲금지품목을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항공기의 유엔 회원국 영공 통과 불허 ▲북한의 광물수출 금지 ▲제재대상에 북한정부와 노동당, 정찰총국, 39호실 등 지명 ▲유엔 회원국내 북한 은행 지점 90일 내 폐쇄 등의 내용을 담은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했다.



▲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진행된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 표결에서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오른쪽)가 찬성표를 던지고 있다. 안보리는 이날 15개 이사국이 참석하는 전체회의에서 70여년 유엔 역사에서 비(非)군사적으로는 가장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로 평가되는 대북 제재 결의 2270호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사진제공=연합

유엔 70년 역사서 비(非)군사적으로 가장 강력한 제재결의안

이번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는 70년 유엔 역사상 비(非)군사적 조치로는 가장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로 평가받고 있다.

새 결의는 전문 12개 항, 본문 52개 항, 5개 부속서로 구성됐고 유엔 헌장 7장 41조(비군사적 제재)에 따라 절반 이상의 조항을 ‘의무화(DECIDE)’할 만큼 강도가 대폭 강화됐다. 과거 3차례의 북한 핵실험에 대응해 안보리가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 1718호(2006년), 1874호(2009년), 2094호(2013)에 이은 핵실험 관련 4번째 결의다.

제재대상, 노동당·정찰총국 등 32개 단체와 황병서·박영식 등 28명

대북 제재 대상은 국방위원회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자금조달에 직접 관련된 국방과학원, 청천강해운, 대동신용은행, 원자력공업성, 국가우주개발국, 군수공업부, 정찰총국, 39호실 등 12개 단체이다.

원자력공업성과 국가우주개발국은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핵심기관이며, 정찰총국은 각종 도발을 총괄해온 부서이다. 군수공업부는 김정은이 서명한 핵실험 관련 문서에 등장하는 핵실험 기관이자 북한의 군수산업 전반을 지도·감독하는 기관이라는 점에서 제재 대상으로 추가됐다.

제재 리스트에 오른 개인은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박영식 인민무력부장, 리용무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등 현(現) 실세들이 포함돼 있다. 또 미사일 개발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최춘식 제2자연과학원장과 현광일 국가우주개발국 과학개발부장, 리만건 군수공업부장, 유철우 국가우주개발국장 등도 포함됐다.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행위와 관련해 박춘일 이집트 주재 북한대사와 남흥(남천강) 무역회사 사장인 강문길,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창광무역) 소속 김송철과 손종혁도 제재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새 제재는 특히 WMD와 관련된 자산동결 조치를 취하면서 처음으로 북한 정부와 노동당을 공식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상 제재 대상은 기존 단체 20개, 개인 12명에서 단체 32개, 개인 28명으로 늘었다.

유엔 회원국내 북한 은행 90일내 폐쇄

제재 결의에 따라 북한 은행이 유엔 회원국 내에 지점·사무소를 새로 열지 못하며 기존 지점도 90일 안에 폐쇄하고 거래활동을 종료하도록 했다. 마찬가지로 유엔 회원국의 금융기관이 북한에 지점·사무소·은행계좌를 개설하지 못하도록 했다.

또한 인도지원, 외교관 활동 등 예외를 제외하고는 90일 안에 WMD와 관련된 기존 사무소와 계좌를 폐쇄하도록 했다.

北으로 들어가는 화물 전수조사, 항공유 판매 및 공급 금지

북한이 목적지인 화물이 육로·해로·항로로 회원국을 지나갈 경우 반드시 화물에 대해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 금지품목 적재가 의심되는 항공기의 회원국 이·착륙 및 영공 통과를 불허하고, 불법 활동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에 대해서도 회원국 내 입항을 금지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 해운업체 ‘원양해운관리회사(OMM)’ 소속 선박 31척도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OMM 소속 선박은 회원국 영해에서 몰수가 가능하며, 이러한 조치로 인해 이들 선박의 원양 상선 활동은 불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대외교역 창구도 모두 막혔다. 북한 수출품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석탄의 경우 WMD 개발과 무관한, 인도적인 목적을 제외하고는 수출·공급·이전이 금지된다. 다만 제3국의 석탄이 북한 나진항을 통해 수출되는 경우는 예외로 인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 바나듐광, 티타늄광, 희토류 등 북한 정권의 통치자금 마련에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진 광물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수출을 전면금지했다.

또한 로켓 연료를 포함한 대북 항공유의 판매·공급을 금지키로 해 북한 전투기 운항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다만 러시아의 요구에 따라 외국산 석탄이 북한 나진항을 통해 수출되는 것과 외국에서 북한으로 돌아가는 북한 민항기에 대한 재급유는 허용됐다.

북한 금수대상 사치품 12개로, 전면적 무기금수

북한으로 수출이 금지되는 사치품은 기존 7개에다 고급 시계, 수상 레크리에이션 장비, 스노모빌, 납 크리스털, 레크리에이션 스포츠장비 등 5개 품목이 추가돼 모두 12개로 늘어났다. 재래무기 가운데 수입을 허용했던 소형무기까지 금수 대상에 올려 북한은 전면 무기금수 제대를 받게 됐다.

북한 외교관이 제재 위반·회피에 연루되면 외교특권을 적용하지 않고 추방토록 했으며, 이런 북한의 행위를 도운 외국인에 대해서도 추방을 의무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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