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금융제재-선박검색’ 절충한 듯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열흘 넘게 계속되던 주요국 회의가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4일(현지시각)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미국.영국.중국.프랑스.러시아 등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에 한국.일본이 참여한 주요 7개국(P5+2)간 6차 협의에서 각국 대사들이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진 것.

그동안 안보리 주요국들은 ‘대북 강경 결의안 채택’이라는 기본 원칙에는 합의했지만 ▲ 북한의 해외 자산 및 금융계좌 동결 ▲ 북한을 오가는 선박에 대한 검색 강화 ▲ 북한의 무기 금수 목록 확대 등 구체적인 대북 제재안의 내용을 놓고 이견을 보여왔다.

한.미.일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가 추가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를 막을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이려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는 대북 선박 검색 강화와 금수목록 확대에 대해 주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크다며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안보리는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당시 6일 만에 결의안을 채택한 것과 달리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 지난달 25일 즉각 소집됐지만 12일이 지나도록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주요국들이 이날 이런 쟁점사안에 대해 어느 정도 합의를 이룬 것은 미국이 대북 선박 검색 강화와 금수목록 확대 등의 사안에서 양보하는 대신 대북 금융제재에서 중국 등의 양보를 이끌어낸 결과로 보인다.

방미 중인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4일(현지시각) 뉴욕에서 가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금융제재는 대상을 어디로 할 것이냐는 기술적 문제이기 때문에 오히려 합의가 쉬울 것”이라면서 “그러나 선박 검색을 강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국제법 저촉 여부를 들어 이견을 보이고 있다”고 말해 이 같은 관측에 무게를 실었다.

게다가 중국과 러시아 모두 핵을 비롯한 대량살상무기(WMD),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된 금융제재를 규정하고 있는 기존의 결의 1718호보다는 더욱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 국무부 부장관이 4일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북한이 중국의 입장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한 것 같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외교부 당국자는 5일 “안보리 주요국간 합의 도출은 미국이 결의 1718호 상의 금융제재와 화물검색 조치를 분리 적용한 결과로 봐야 한다”고 말해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실었다.

주요국들이 결국 이날 합의에 근접함에 따라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은 ‘블루프린트(합의된 초안)’ 회람과 전체회의 등을 거쳐 이르면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초에는 채택될 전망이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안보리는 결의안 블루프린트가 회람되면 보통 하루 뒤에 전체회의를 소집, 표결한다”면서 “주요국 대사들과 각국 본부 사이의 상의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돼 현지에서 5일 회람이 되면 늦어도 8일에는 결의안이 채택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제재를 위한 관계국들의 외교적 노력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이날 중국을 방문한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 국무부 부장관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만남 결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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