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결의안 수위 `중국에 달렸다’

“중국이 이번 북핵실험을 어떻게 보느냐가 결의안 수위를 결정하는 키가 될 것입니다”
유엔의 한 고위 관계자는 28일 안보리 주요국 회의(P5+2)에서 결의안 초안 검토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국면에 그렇게 말했다.

`거부권’을 갖고 있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북한의 이익을 대변해온 중국이 종전과 마찬가지로 북한을 편들 것인지, 아니면 북에 회초리를 들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하는지에 따라 강경 결의안이 될 것인지, 밋밋한 결의안이 될 것인지가 결정날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은 그동안 북한이 핵을 보유할 의사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다고 판단해 왔다.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하는 것은 단지 미국과의 `협상틀’을 높이기 위한 것일 뿐 실질적으로 핵보유국이 되려는 의지는 없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이 핵을 가질 경우 일본과 한국, 나아가 대만의 핵무장을 반대할 명분이 없게 되고 이는 동북아 지역의 세력 재편을 의미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중국의 우려를 북한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오랜 동맹을 파기하면서까지 핵을 보유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중국 지도부의 판단이었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상황은 중국 지도부로 하여금 그간의 판단과 생각을 재고하도록 만들고 있다.

지난 4월 5일 로켓 발사에 이어 한달 여만에 2차 핵실험을 감행하고, 여기에 정전협정 파기를 주장하면서 군사적 타격 가능성을 발표하고 있는 북한의 움직임은 `협박을 통한 대가 획득’이라는 과거의 패턴과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움직임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와병 이후 불안한 권력승계 움직임속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도 과거의 위협과는 다를 수 있다는 판단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월스트리저널(WSJ)은 이날 서방 외교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중국과 러시아가 이번엔 미.일이 마련한 대북 강경제재 결의안 초안에 매우 협조적”이라면서 “그들은 핵을 보유한 이웃과 함께 살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고위 관계자도 “중국의 리더십이 불안한 상황에서 정말 북한이 핵을 보유할 분명한 의지를 갖고 있다면 중국은 강력한 제재에 동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은 모든 정보망을 동원해 북한의 정세와 후계구도 양상, 핵 보유 능력 여부 등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지도부가 북한이 정말 핵을 보유할 의사가 있다고 최종 판단을 내릴 경우 중국은 과거와 달리 엄격한 제재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유엔 결의안이라는 명분하에 북한에 대한 기름 공급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거나 삭감할 수도 있다.

또 중국 본토나 홍콩, 마카오 등지의 은행계좌에 대한 동결 조치에 들어갈 수도 있다.

중국이 이 같은 행동에 들어가면 북한은 치명타를 입는다.

그간 유엔이 취한 어떤 제재 보다 효과적인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중국 정부와 유엔 중국 대표부의 움직임을 보면 모종의 변화가 일고 있음이 감지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27일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국제사회가 강경결의안에 일치된 의견을 보이고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중국 지도부가 아직 북은 핵을 보유할 의사가 없거나, 능력이 안된다고 최종적으로 판단할 경우 그간 계속해왔던 미국에 대한 `북한 지렛대’ 전략을 계속 유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북한에 매를 들면서도 적정한 선을 유지하면서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폐기하기 위한 6자회담의 틀로 나올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국 정부의 최대 관심사가 될 것이다.

WSJ도 “중국은 북한이 붕괴돼 수많은 난민들이 국경을 넘어오고, 남한 주도로 통일이 되는 것을 두려워 하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는 아직까지 북한의 핵확산 위협보다는 북한 정세의 불안과 급박한 위험이 북한 정권을 붕괴시킬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유엔 관계자들은 “이번에 어떤 유엔 결의안이 나오는지를 보면 중국의 북핵관이 어느정도 바뀌었는지 여부를 점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