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결의안 ‘단어’놓고 치열한 신경전

2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을 ‘응징’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채택을 둘러싸고 관련국간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지는 양상이다.

특히 제재 수위를 결정할 주요 단어 선정을 놓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과 북한을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중국.러시아 간 기싸움은 ‘불을 뿜을 정도’라는 후문이다.

얼핏 보면 같은 `요구한다’라는 의미를 담는 것처럼 보여도 어떤 단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구속력이나 법적효력 여부가 달라지고, 이는 곧 북한의 반발 수준과도 직결된다.

중국과 러시아로서는 북한을 적절하게 견제하면서도 북한과의 ‘대립’을 피할 수 있는 온갖 외교수사학을 동원하고 있다고 외교소식통들은 전한다.

최근 미국의 인터넷 뉴스 사이트인 `이너시티 프레스’가 공개한 초안(블루 텍스트) 직전의 결의안 문건에 따르면 총 35개 제재 항목 가운데 `결의한다’거나 ‘결정한다’는 뜻이 담긴 ‘decide’라는 표현이 13차례 등장한다.

외교가에서는 ▲decide(결의한다)를 가장 강한 표현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이어 ▲demand(요구한다) ▲require(요청한다) ▲urge(촉구한다) ▲call upon(부탁한다) ▲emphasize(강조한다) 등의 순으로 강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decide’의 경우 회원국에 대해 `권고’하는 정도가 아니라 `의무’를 부여하는 것으로 통한다. 다시말해 모든 회원국을 상대로 집행을 강제하는 구속력이 생기는 셈이다.

그러나 `demand’ 이하의 `요구 또는 촉구’는 법적 구속력은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2006년 10월 북한의 1차 핵실험에 대한 제재를 담은 유엔 안보리 1718을 도출할 때도 회원국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당시 북한으로부터의 화물 검색 등 필요한 협력조치를 취하도록 할 때 처음에는 `decide’로 했으나 관련국들간 절충끝에 결국 `call upon’으로 수위를 낮췄다.

이번에도 비슷한 일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채택 움직임과 관련, “중국과 러시아가 막판에 추가 제안을 몇 개했고 그 중 미국이 몇 개를 받아들였는지는 모른다”면서 “효력의 차이가 있을 수 있는 표현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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