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北ㆍ이란ㆍ레바논 문제 ‘3중고’ 봉착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란 핵과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에 이어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사태까지 한꺼번에 밀어 닥친 `난제(難題)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란의 우라늄 농축활동 중단 거부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 및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결의안 채택여부를 두고 유엔 안보리 이사국간 갑론을박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레바논이 이스라엘의 침공사태에 대해 중재를 요청하고 나선 것이다.

안보리는 레바논이 이스라엘과의 국경지대에 대해 휴전명령을 내려줄 것을 요청한 것과 관련, 14일 비상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미 프랑스와 러시아는 13일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에 대해 중동분쟁을 악화시키는 행동이라고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으며,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도 레바논에 주권행사를 촉구하는 동시에 중동지역 위기해소를 위해 이스라엘과 협상을 벌일 것을 제안하고 이스라엘에도 납치사건에 대해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자신의 특별정치 고문인 비자이 남비아르를 포함해 3명의 사절단을 이집트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레바논, 시리아를 차례로 방문토록 해 중재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유엔 안보리는 지난 3월 상정됐다가 유예됐던 이란 핵문제 관련 결의안이 다시 상정되자 본격적인 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앞서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의 외무장관들이 12일 파리에서 회의를 갖고 우라늄 농축활동 중단과 그에 대한 보상을 골자로 한 패키지 안(案) 수용 여부에 대해 이란이 답변시한을 넘긴 것과 관련, 이란 핵문제를 안보리에 회부하기로 합의했다.

서방 6개국은 지난 달 1일 이란이 우라늄 농축활동을 중단하면 민수용 핵발전소 건설 허용과 핵연료 공급, 이란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지지, 미국으로부터 민간항공기 부품 구입 허용 등의 패키지 안을 제시했으며 이에 대해 12일까지 답변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이란의 마무드 아미디네자드 대통령은 13일 자국의 국영TV에 출연해 “이란은 국제법과 규정을 준수하되 핵기술을 획득할 권리를 포기하지 않는다”면서 최종 답변은 8월22일까지 하겠다고 해 사실상 `정면대응’ 입장을 밝혔다.

이 때문에 안보리는 최악의 사태를 피하면서도 이란의 우라늄 농축 활동 중단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결의안의 수위조절에 부심하고 있다.

안보리로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험으로 불거진 대북 결의안 도출 여부도 만만치 않은 난제다.

비상임이사국인 일본이 향후 군사행동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유엔헌장 7장을 원용해 결의안을 낸 데 대해 중국과 러시아는 이를 대폭 완화해 `구속력’이 적은 결의안을 냈고, 특히 중국은 일본의 결의안에 대해 거부권 행사 의지도 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유엔 안보리가 처리해야 할 `현안’은 산적해 있으나 합의 도출은 그다지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대북 결의안 문제만 해도 일본이 주도하고 미국이 후원하는 안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동조할 것으로 보이지 않고, 마찬가지로 중ㆍ러의 결의안에 대해서도 미국과 일본이 탐탁치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란 핵문제에 대해서도 속내가 복잡하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의 유럽 3국과 미국의 계산법이 다를 뿐더러 중국과 러시아는 이란과의 경제적인 관계를 감안해 `거친’ 조치를 원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사태도 유엔 안보리가 한 목소리를 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스라엘의 맹방인 미국이 독자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13일 실시된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무력 공격을 중단토록 요구하는 것을 골자로 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상임이사국 5국과 비상임 이사국 10개국 가운데 반대는 미국이 유일했다.

이날 카타르가 제출한 결의안에 대해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충돌에 대해 한 쪽에 대해서만 요구하고 다른 쪽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는 등 균형이 잡혀 있지 않다”는 게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한 이유였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의 한 관리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행위와 관련,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인정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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