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北제재 결의안’ 표결 쟁점과 전망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빠르면 10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대북 제재 결의안을 표결에 부칠 가능성이 있어 북한 미사일 사태가 중요한 고비에 접어들고 있다.

일본이 미국, 영국, 프랑스 등과 협의해 지난주말 안보리에 상정한 결의안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비난하는 내용과 북한의 의무 이행을 강조하는 내용 및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가하는 내용 등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북한을 비난하는 내용은 주변국에 대한 사전 통고도 없이 강행한 미사일 발사는 국제 평화 및 안전에 대한 위협이라는 것이며, 북한의 의무 이행을 강조하는 부분은 북한이 미사일의 개발과 시험, 배치를 즉각 중단하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 즉각 복귀하라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모두 6개항으로 된 이 결의안 가운데 대북 제재에 해당되는 부분은 3항과 4항. 3항은 유엔 회원국들에게 미사일과 미사일 관련 부품, 원료, 기술이 직접 또는 제3국을 통해 북한에 이전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취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또 4항은 미사일 또는 미사일 관련 자재, 상품, 기술을 북한으로부터 구매하는 것을 막고, 북한 미사일과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관련자들에게 재정적 자원 이전을 차단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회원국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ㆍ일본과 중국ㆍ러시아의 입장이 가장 엇갈리는 부분은 대북 제재에 해당되는 부분이다.

현 단계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의 내용이 담긴 결의안을 채택할 경우 북한의 거센 반발을 삼으로써 결국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게 중국과 러시아의 입장이다.

왕광야 유엔 주재 중국대사가 “안보리의 메시지는 그 결과까지 고려하면서 책임있게 다루어져야 한다”고 말하고, 비탈리 추르킨 러시아 대사가 “안보리 논의의 목표는 북한이 6자회담에 돌아오도록 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 것이 바로 그런 뜻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특히 안보리 논의의 결과물도 구속력이 있는 결의문보다는 구속력이 없는 의장 성명을 통해 내놓자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일본은 그러나 “제재 내용이 없는 결의문이나 구속력이 없는 의장 성명은 채택하나 마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본과 미국이 대북 제재의 내용이 담긴 결의문 상정을 강행한 것은 중국과 러시아가 주장하는 의장 성명은 동의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는게 유엔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유엔의 한 관계자는 “결의안 상정을 강행한 것은 의장 성명을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일본과 미국은 결의안이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되는 한이 있더라도 의장 성명으로 절충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중국과 러시아가 과연 거부권을 행사할 것인지 여부다. 유엔 관계자들에 따르면 냉전 체제가 종식된 이후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한 경우는 단 2번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거부권이라는 권한은 막강하지만 그런 권한을 행사하는 것 자체가 국제무대에서 큰 정치적 부담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대북 제재 결의안도 전체 15개 안보리 이사국 가운데 2개국만 반대하고 있다는게 안보리 7월 의장국인 프랑스 대사의 전언이다.

이와 관련, 왕광야 중국 대사는 일본이 지난 7일 오후 안보리에 결의안을 제출하면서 ‘8일 오후에 표결을 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의장국인 프랑스에 전하자 오시마 겐조 일본 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입장을 정리할 시간을 달라’며 표결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중국과 러시아가 결의안 표결에서 기권, 대북 제재가 가결될 경우 북한의 대응이 초미의 관심사다.

‘제재는 선전포고와 다름없다’고 주장해온 북한이 미사일 추가 발사 등 ‘전면적인 대항조치’를 취하고 나설 경우 한반도의 긴장은 급속히 고조될 수 밖에 없는게 사실이다. 이 경우 국가경제 전반에도 큰 파장을 미치는게 물론이다.

그러나 중국이나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해 결의안이 부결될 경우에도 상황은 간단치 않다. 미국의 묵시적 지원을 받으며 군사대국화를 꿈꾸고 있는 일본이 결의안 부결을 명분으로 노골적인 무력확장에 나서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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