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北로켓 협의’ 나흘째 평행선

북한의 로켓 발사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의 논의가 좀처럼 진척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새로운 결의안 채택’이라는 대북 강경입장을, 중국과 러시아는 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시한 뒤 협상 시도 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채 평행선을 유지하고 있는 것.

양측간 접점 찾기가 어려울 경우 논의가 이번 주를 넘겨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안보리는 협의 사흘째인 7일 `상임이사국(미.중.영.프.러)+일본’간 핵심 6개국 회의를 취소한 뒤 나흘째인 8일 오후 늦게까지 회의 일정 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한국 유엔 대표부의 박인국 대사는 “상황이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면서 “주요국들의 입장에 변화가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의 박덕훈 차석대사가 전날 안보리 회의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보리가 이 문제에 대응할 경우 강경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하고, 이날 평양에서 대규모 로켓 발사 성공 축하집회가 열린 것도 중.러의 `제재 반대’ 선회를 가로 막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북한의 로켓 발사는 분명히 우려할 사항이지만 북한에 대한 제재는 역효과가 날 뿐”이라면서 대북 제재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리아 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러시아는 대북 제재에 대한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입장은 한반도 핵 문제와 관련해 최근에 이뤄진 모든 결정을 고려해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 역시 현재까지 `제재 결의안은 불가하다’는 입장이 확고하다고 유엔 외교관들이 전했다.

반면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아소 다로(麻生 太郞) 총리를 관저로 예방해 안보리에서 새 결의안 채택을 계속 추진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는 일본 정부 일각에서 의장 성명 수준으로 타협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것이다.

나카소네 히로부미(中曾根弘文) 외상도 유명환 한국 외교통상장관과 이날 전화 통화를 갖고 새 결의안 추진에 대한 양국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나카소네 장관은 중.러 외무장관에게도 전화를 걸어 결의안 채택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토 신타로 외무 정무관은 9일 뉴욕에 도착해 안보리 관련국들을 상대로 강력한 로비를 벌일 계획이다.

한편 일본과 중.러가 결의안 채택 여부를 놓고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영국과 프랑스, 미국 등이 타협을 위해 의장 성명을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는 이 보다 강도가 더 낮은 언론 발표문 형식을 제안해 놓고 있다고 일본 교도 통신이 보도했다.

의장 성명은 15개 안보리 이사국의 만장일치로 채택돼 회의장에서 낭독되지만, 언론 발표문은 의장이 기자회견장에서만 발표할 수 있다.

김봉현 유엔 차석대사는 유엔 주변에서 결의안이냐, 의장성명이냐, 언론발표문 이냐의 형식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 “현재 여러 얘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어느 것도 현 시점에서는 의미가 없다”며 “아직은 무엇이 될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로버트 우드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현재 뉴욕 안보리에서 북한 발사문제에 대해 매우 강력한 공동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것은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에 서둘지 않으려고 하고 있으며 시한을 미리 정할 수도 없는 문제”라고 말해 논의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내비쳤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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