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결의안 통과시 北 핵실험 제스처 가능성”

▲ 북한 폐연료봉 밀봉작업 ⓒ연합

유엔에서 대북제재 결의안이 통과될 경우 북한이 핵실험을 시도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호주의 왕립 멜버른 공과대학의 피터 헤이즈(Peter Hayes) 교수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배경에는 북한의 내부 요인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이같은 조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13일 RFA(자유아시아방송)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헤이즈 교수는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제재결의안이 어떤 형태로든 통과될 움직임을 보인다면 북한에는 심한 굴욕이 될 것”이라며 “김정일은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더라도 협상용으로 계속 써먹기 위해 완전한 핵실험보다는 핵실험 전 단계의 활동을 먼저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헤이즈 교수는 또 “김정일 위원장이 미사일 발사로 일단 전세계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한 만큼, 앞으로 다시 미국과의 협상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北 미사일 발사, 더이상 잃을 게 없다는 판단”

에너지와 안보 문제 전문가인 헤이즈 교수는 북한에 소규모 발전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7차례나 북한을 방문한 인물.

지난 1998년 북한이 대포동 1호 미사일을 발사했을 당시에도 발전사업을 논의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했던 그는 “당시 북한 노동당 고위간부는 북한이 미국에 대항하는 모습을 보여야 배고파 굶주리고 있는 주민들에게 그나마 자부심을 갖게 할 수 있고, 군부와 관료들로부터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계속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때와 지금은 크게 다르지 않는 것 같다”며 “김정일 위원장 입장에서는 미사일을 발사하자는 강경파의 손을 들어줘서 대내적으로 강력한 지도자의 인상을 심어줄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단행한 배경에 외부조건도 중요하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한은 5월 말 지방선에서 여당이 참패함으로써 대북지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 수 없는 상황에 처했고, 미국은 북한이 원하는 방향으로 핵문제 협상에 나설 뜻을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해도 더 잃을 게 없다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은 쉽게 북한을 내버릴 처지가 못되는 만큼, 북한 입장에서는 미사일 발사로 일본을 자극해서 미국의 관심까지 끌겠다는 계산이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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