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직, 백낙청 ‘분단체제론’ 정면비판

▲ 안병직 교수(좌)와 백낙청 교수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가 좌파 민족주의 진영의 사상적 대부로 통하는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를 정면 비판, 지식인 사회의 이목을 크게 집중시키고 있다.

뉴라이트재단 이사장이기도 한 안 교수는 27일 발간된 뉴라이트 사상·이론지 시대정신(www.sdjs.co.kr) 겨울호에 논문 ‘허구로서의 분단체제’를 게재하고 백낙청 교수(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 남북문제에 관한 이론적 뼈대인 ‘분단체제론’을 정면 비판, 그 이론적 오류를 통박했다.

안 교수는 논문에서 “분단은 있어도 분단체제는 없다”며 “세계체제, 남한의 자본주의체제, 북한의 사회주의체제라는 세 가지 체제가 결합된 백 교수의 ‘분단체제’는 빈 껍질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분단체제’에서 말하는 여러 체제의 결합체는 고유한 체제원리를 가질 수 없으며, 백 교수는 그러한 원리를 설명하지도 못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논문은 1953년 이후 한국 현대사는 분단체제에 의해 규정된다는 백 교수의 ‘분단체제론’과 남북한 민중운동을 통일세력으로 상정한 ‘국가연합론’에 대해 “성립자체가 불가능하다”고 결론지었다.

이에 앞서 백 교수는 최근 발행된 ‘창작과 비평’ 겨울호를 통해 안 교수의 대한민국 선진화 주장을 논리적 비약이자 현실감각을 상실한 주장이라고 규정하며 사상논쟁에 불을 지핀 바 있다.

‘분단체제론’은 남북관계를 상호 독립적 체제가 아니라 상호 연관된 복합체로 인식해 남북관계를 한국정치의 중심적 과제로 설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경제발전과 민주화의 동력은 분단체제 극복 과정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안 교수는 “백 교수가 분단체제의 극복과정으로서 크게 평가하고 있는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에 오히려 정치적 혼란으로 경제성장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①]

“백낙청의 ‘분단체제론’은 이것이 허구다” 논문 요약”

[관련기사 ②]

“백낙청의 ‘안병직-박세일 비판’ 무슨 내용인가?”

그는 “만약 오늘날 분단체제의 ‘극복’과정에서 경제성장의 동력이 배양되고 있다면 그 증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기아나 남한의 IMF가 ‘분단체제의 흔들림’때문이라는 백 교수의 주장에 대해서도 “이를 논증하려면 분단체제의 흔들림이 왜 일어나고, 그것이 남북한의 어떠한 체제동요 과정을 통해서 기아나 IMF를 일으켰는지 구체적 설명 없이 우격다짐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안 교수는 “백 교수의 주장에는 논리적 속임수가 숨어있다”며 “결국 진보진영에 속하는 백 교수가 통일이 왜 국정의 우선적 과제인가를 밝히기 위해 이론을 제기한 것”이라며 분단체제론의 의미를 평가절하 했다.

‘국가연합론’에 대해서는 “통일세력으로 상정하는 남북한 민중이 ‘통일’이라는 공통목표를 중심으로 연대하면 민중의 생활주도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이것은)과학이 아니라 설교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 이유에 대해 “각각 상이한 자기생활의 개선을 목표로 하던 남북한의 민중이 아무런 매개 없이 바로 통일이라는 공동목표로 연대할 수 있을지 의문”라고 덧붙였다.

남북 민중의 화해와 접근 하에 국가연합이 발생한다는 백 교수의 주장에 대해서도 “화해와 접근이 어떠한 과정을 통하여 이루어질 수 있는가를 명확하게 밝혀야 하는데, 막연히 민중운동에 기대하고 있다”며 인과 과정에 대한 논리적 빈약성을 지적했다.

그는 “핵무장까지 한 김정일과의 합의에 의한 남북 국가연합이 과연 내전으로 발전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을 가지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안 교수는 “백 교수의 이론이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론의 취약성과 한국사회에 대한 인식상의 오류에 있다”며 “(백 교수가)한국 현대사의 해결 과제로 ‘통일 우선론’을 10년이나 연구했음에도 결국 논증에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분단체제론과 국가연합론이 이론적으로 성립한다는 것을 새로이 보여주든지,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과오를 인정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번 안 교수의 백 교수에 대한 실명(實名)비판은 자유주의 연대, 뉴라이트 네트워크, ‘시대정신 그룹’으로 대변되는 자유주의 지식인 진영과 기존 좌파 민족주의 진영간의 ‘사상적 정면충돌’의 성격을 띠고 있어 지식인 사회의 논쟁을 더욱 촉발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계간지 시대정신은 백 교수 비판 이후에도 리영희 한양대 명예교수,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 최장집 고려대 교수 등 주요 진보 지식인에 대한 비판작업을 연재할 예정이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