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직 “백낙청 분단체제론은 논리적 허구”

“백낙청 교수의 분단체제론은 결국 논증되지 못하고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뉴라이트재단 이사장인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가 ‘창비’ 편집인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의 ‘분단체제론’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최근 백 교수가 ‘창작과비평’을 통해 안 교수를 비롯한 뉴라이트 계열 학자들을 비판한 데 대한 안 교수의 응답인 셈이다.

안 교수는 27일 발간된 뉴라이트 재단의 계간지 ‘시대정신’의 겨울호 ‘우리시대의 진보적 지식인’ 연재물에 백 교수의 분단체제론이 논리적 허구라고 주장하는 ‘허구로서의 분단체제’를 기고했다.

‘분단체제론’이란 백낙청 교수가 1987년 6.29 민주화선언을 계기로 정초한 이론틀로 “이제 한국 현대사는 남북관계를 한국정치의 중심적 과제로 설정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진행될 수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안 교수는 “백 교수의 분단체제는 세계체제, 남한의 자본주의체제 및 북한의 사회주의체제가 하나의 체제로 지양(止揚)돼 있는 것이 아니라 단순 결합돼 있는 것”이라며 “백 교수의 분단체제에는 체제원리가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는 백 교수의 분단체제론이 ‘-론’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이론적 정합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으로, 안 교수는 “백 교수가 사회과학도들에게 정립하기를 기대했던 분단체제론은 본래 성립할 전망이 없었기 때문에 사회과학자들로부터 완전히 외면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교수는 “백 교수는 통일이 왜 국정의 우선적 과제인가를 밝히기 위해 분단체제론을 제기한 것”이라면서 “그는 단순히 경제발전이나 민주화라는 국정과제가 분단체제 극복이라는 민족사ㆍ세계사적 과업에 의해 규정될 뿐 아니라, 분단체제 극복운동으로부터 경제발전과 민주화의 동력이 나왔고 앞으로도 나오리라 기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 교수는 이어 “결국 백 교수가 생각하는 통일이란 단계적ㆍ점진적인 통일을 전제로 하면서 남북 민중의 실질적 화해와 접근 아래 이뤄지는 남북정부 간의 국가연합으로부터 시작한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국가연합론이 제대로 성립하기 위해서는 남북 민중의 실질적 화해와 접근이 어떤 과정을 통해 이뤄질 수 있는가를 명확하게 밝히고, 또 남북 민중의 실질적 화해와 접근이 남북 주민의 동의로 볼 수 있는가도 밝혀야 한다”면서 백 교수의 통일론은 이런 문제들에 대한 논증이 결여돼 있다고 비판했다.

안 교수는 “백 교수의 이론이 실패로 끝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가 의거하고 있는 이론의 취약성과 한국사회에 대한 그의 인식상의 오류에 있다”면서 “그가 의거하고 있는 이론은 근대시민사회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전근대사회로부터 근대사회로의 이행기에 있는 사회의 특질을 밝혀내기 위한 이론”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은 이미 경제발전과 민주화에 성공하고 선진국으로의 진입을 목전에 바라보고 있는 나라”이므로 “이런 나라를 분석하면서 과도기 사회에나 적용될 수 있는 이론을 가지고 노력해본들 올바른 사회분석이 될 턱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글의 말미에서 “나와 백교수 두 사람의 한국현대사에 관한 의견의 차이는 통일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인가, 선진화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인가 하는 데에 있다”고 자신과 백 교수의 입장 차를 정리하면서 “백 교수는 통일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10여 년이나 연구했으나, 결국 논증하지 못하고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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