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6자회담, 역시나 근원은 `북·미 불신’

5일로 열하루째를 맞고 있는 제4차 6자회담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형국이다.

중국이 제시한 제4차 수정안에 대한 합의도출 시도에도 불구하고 ‘평화적 핵활동’ 등을 둘러싸고 북한과 미국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과 미국 사이에 여전히 깊은 불신감이 가로놓여 있어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힘든 양상을 보이고 있다.

6자회담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4일 대사관 앞에서 두 번째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맘놓고 비핵화하자면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고 관계정상화하고 신뢰감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입장은 지난달 27일 전체회의 기조연설을 통해서도 강조한 바 있다.

김 부상은 미국의 핵위협이 제거되고 북.미 관계가 정상화되면 핵을 모두 포기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면서 미국에 대해 ▲북.미 적대관계 종식 ▲평화공존을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 구축 ▲제도 전복정책 포기 등을 요구했다.

즉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포기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평화공존하려는 정책을 취하면 북한 핵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뿐만 아니라 북.미 관계 정상화도 이뤄질 수 있다는 입장인 것이다.

이런 요구는 북한이 이번 6자회담 전부터 미국에 지속적으로 촉구해 왔던 것들이다. 북한은 2002년 10월 2차 핵위기가 불거진 이후 이런 입장을 기회 있을 때마다 거듭 밝혀왔다.

외무성은 지난 3월 비망록을 통해 “미국은 우리(북)의 제도전복을 노린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고 평화공존에로 나올 정치적 의지를 명백히 밝히며 그를 실천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2003년 8월 열린 1차 6자회담에서 미국이 북한을 적대시하지 않는다는 판단의 기준을 제시했다. 그 기준은 북.미 간 불가침조약 체결, 북.미 외교관계 수립, 북한과 제3국과의 경제거래 방해 중단 등이다.

특히 북한은 4차 6자회담을 앞두고 외무성은 물론 노동신문 등 언론매체를 통해 북.미 간 신뢰구축과 평화공존, 미국의 제도전복 포기 목소리를 높여왔다.

북한이 평화적 핵활동 이용을 강력히 고수하고 있는 배경도 실리적 측면과 함께 미국이 여전히 북한을 ‘주권국가’ 아닌 ‘불량국가’로 보는 데 대한 반감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으로서는 확실한 안전보장이나 경제적 보상, 미국의 상응한 조치가 동시행동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평화적 핵활동까지 모두 중단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 측도 북한을 불신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문을 북한이 파기했으며 이후 핵무기를 개발해온 만큼 평화적 핵활동을 절대로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이다.

뿌리깊은 양국 간 불신을 해소할 수 있는 구체적 조치를 찾아내느냐가 6자회담 해결의 관건이 될 수밖에 없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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