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김정일 후계구도..說만 무성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구도가 구체적인 실체를 갖추지 않은 가운데 각종 설만 무성하게 제기되고 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24일 김정일 위원장의 차남인 김정철(26)씨가 후계자로 유력하다면서 최근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에 발탁됐을 뿐 아니라 김 위원장의 집무실에 수시로 드나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한 대북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세 아들 모두 공직에서 활동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느 한 아들로 후계자가 결정됐다는 식의 보도는 사실과 동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마이니치가 김정철씨의 후계자 선정 근거로 꼽은 집무실 수시 방문과 관련해서도 세 아들 모두 김 위원장의 집무실을 자주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군다나 2004년 사망한 고영희씨의 장남인 정철씨는 최근 들어 ‘여성 호르몬 과다 분비증’이 심해져서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정부 소식통은 “건강상태나 성격 등으로 미뤄볼 때 정철씨보다는 정운(23)씨가 더 유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후계구도를 짐작할 수 있는 움직임들이 포착된 것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첩보 차원에서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사실과 다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앞서 한 국내언론은 김정일 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36)씨의 평양 방문을 근거로 당 조직지도부에서 근무하고 있다면서 후계구도의 변화를 암시하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정남씨는 주로 중국 베이징 등지에 머물면서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 등 1년에 서 너차례씩 평양을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평양에 상주하지 않는 사람에게 조직지도부 일을 맡긴다는 것은 상식에 벗어난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정황으로 미뤄볼 때 김정일 위원장의 세 아들인 정남.정철.정운 형제는 공식 직함이나 직책을 가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아직 포스트 김정일 체제를 이끌어갈 후계구도도 만들어 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6월 중앙언론사 정치부장단과 간담회에서 “과거 고영희 생존시에는 일시적이나마 그의 소생인 정철, 정운 중 1명을 후계자로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이들이 특별한 공직을 맡고 있지 않다”며 “김정남도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등 후계구도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었다.

정철씨는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정운씨는 2002년부터 올해 초까지 군간부 양성기관인 김일성군사종합대학 특설반에서 영군술 등 군사학을 극비리에 공부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이러한 움직임이 후계구도와 직접 연계되지는 않았다는 후문이다.

한 대북소식통은 “현재 북한에는 후계구도가 확립되지 않고 김정일 위원장의 세 아들 모두에게 기회가 열려있고 동등한 위치에 있는 상황으로 안다”고 전했다.

아직까지 후계자가 정해되지 않은 가운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근 북미관계와 남북관계 개선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후계구도가 만들어지기 전에 북한체제가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완성시켜 넘겨주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국제사회 편입에 몰두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글로벌 스탠더드’와 배치되는 부자세습을 3대까지 이어가겠느냐는 회의론도 제기되고 있다.

한 전문가는 “김정일 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권력을 넘겨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다음에도 부자세습이 이어질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김 위원장이 끝내 후계자를 정하지 않아 제3의 권력형태가 출현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 43세로 비교적 젊고 국방위원회 과장으로 북한 정치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김 위원장의 네번째 부인 김옥씨의 역할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철.정운 형제와 장남인 김정남씨 사이의 3각 권력경쟁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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