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축’ 北, 워싱턴서 다빈치 코드로 부활

미국 워싱턴 중심가에서 북한 등 ‘악의 축(Axis of Evil)’ 국가들을 ‘다빈치 코드’로 형상화한 이색전시회가 열리고 있어 화제다.

워싱턴 D.C 시내 7가(街)에 자리잡은 웨어하우스 갤러리는 개념예술가(conceptual artist) 차벨 애커만의 ‘악의 축’ 작품들을 모아 ‘새로운 기하학과 기념비’라는 이름으로 전시회를 갖고 있다.

스위스 태생이며 주로 영국에서 활동 중인 애커만은 작품보다 작가의 개념과 제작 과정을 중시하는 현대미술의 한 흐름인 개념예술의 권위자답게 전혀 새로운 시각에서 ‘악의 축’ 국가들을 표현했다.

애커만의 ‘악의 축’에는 조지 부시 대통령이 지난 2002년 1월 국정연설 때 언급한 북한과 이란, 이라크 등 3개국 외에 쿠바가 추가됐다. ‘신(新) 악의 축’인 셈이다.

애커만은 이들 ‘악의 축’ 4개국을 다양한 형태로 표현했다. 우선 르네상스의 거장, 이탈리아의 천재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유명한 인체도가 원용됐다. 벌거벗은 채로 원을 그리며 인체의 황금비를 표현한 비트루비우스의 인체도가 ‘악의 축’ 4개국에 대입된 것이다.

다빈치의 인체도를 세계지도에 겹쳐놓자 공교롭게도 발바닥에는 아바나(쿠바)가, 배꼽 부분에는 바그다드(이라크), 머리끝 부분에는 평양(북한)이 각각 나타난다.

다빈치가 자신의 그림 곳곳에 숨겨놓은 신비의 암호들이 이들 ‘악의 축’ 국가에도 숨겨져 있는게 아닌가 하는 묘한 착각을 일으킨다.

특히 부시 대통령의 최대 골칫거리인 ‘악의 축’ 국가들에 대한 해결책 모색이 ‘다빈치 코드’의 난해한 해법만큼이나 어려운게 아니냐는 뜻을 은유적으로 전달하려는 의도도 느껴진다.

또다른 작품 ‘암흑 속의 악의 축’에서는 실제 지도와 위성사진을 합성하는 컴퓨터 그래픽 기법 외에 데생과 석판화, 수학적 계산, 연역법 등 기발한 아이디어가 동원됐다.

애커만은 이 작품에서 ‘악의 축’ 국가들이 거의 동일 위도선상에 있음을 붉은 선으로 명확하게 드러냈다. 구글의 ‘지구’를 통해 입수할 수 있는 위성사진 이미지를 사용, 총 2만2천344㎞에 이르는 아바나-바그다드-테헤란(이란)-평양 등 4대 축을어두운 색칠의 그림 위에 담아냈다.

뉴욕에서 활동하다 지난해 워싱턴 DC로 무대를 옮긴 히서 러셀(여) 관장은 25일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작가 애커만은 민주당이나 공화당 소속이 아니다. 전시회에 헌금을 낸 정치인도 없다”며 “이번 작품은 그저 예술품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공화, 민주당의 명운을 가르고 2008 대선에도 큰 영향을 미칠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악의 축’ 전시회를 갖는게 특정 정치단체와 연계됐을 지도 모른다는 일각의 관측을 강력히 부인한 셈이다.

이번 전시회는 내달 1일까지 계속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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