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주민들을 상대로 고리대금업을 하며 높은 이자를 받아 재산을 불린 북한 함경북도 회령의 한 남성 주민이 지난달 가족과 함께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회령에 사는 50대 남성 안모 씨는 수년간 고리대금업을 하며 주민들에게 악착한 행세를 한 것으로 신소가 제기돼 지난해 12월 중순 가족과 함께 체포됐다.
농장의 작업반장인 안 씨는 전부터 가지고 있던 재산을 바탕으로 가난한 주민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높은 이자를 받아 챙겨 수년간 많은 돈을 모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봄에 돈이나 식량을 빌려주면 가을에 빌려준 양의 2배를 챙기는데, 안 씨는 주민들에게 2.5배를 받아냈고 제때 갚지 못한 주민들이 있으면 집에 달려들어 가축을 가져가거나 심지어 주민들이 소유한 땅까지 빼앗는 등 악착스러운 행위를 저질러왔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안 씨가 주민들에게서 빼앗아낸 땅은 주로 비옥한 토지들”이라면서 “가족들이 관리할 수 없을 정도로 상상하기 어려운 엄청난 규모의 땅을 소유하게 돼 사람을 사서 관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안 씨는 집을 옛날 지주들 집처럼 담장을 높이 쌓아 다른 사람들이 드나들 수 없게 하는가 하면 아무도 모르게 식모와 일꾼들을 두고 축산 농장처럼 많은 가축을 키우며 상당한 재산을 모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많은 돈을 모은 안 씨는 간부들을 매수해 그간 도당에 여러 차례 제기된 주민들의 신소를 무마시켜왔는데, 최근 마을의 한 청년이 중앙당에 신소하면서 결국 체포되고 말았다는 전언이다.
군대에서 갓 제대해 온 이 청년은 어렵게 사는 부모가 안 씨에게서 해마다 식량을 꾸고 제대로 물어주지 못해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집 세간과 가축, 땅까지 전부 빼앗겼다는 것을 알고 격분했고, 주변 주민들의 증언을 종합해 중앙당에 신소를 올렸다고 한다.
소식통은 “신소를 접수한 중앙당에서 안 씨의 행위를 미리 조사하고 12월 중순에 집에 들이쳐 안 씨 부부와 함께 살던 딸 내외까지 모두 트럭에 실어 갔다”며 “그의 집과 재산은 모두 무상 몰수됐고 땅은 전부 농장이 소유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현재 주민들은 안 씨 가족이 어디로 갔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이 정도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갔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