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을 통해 북한 경제 근대화하자”

북한의 경제 근대화를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6자회담 구도보다는 ‘아세안+3’과 같이 아세안을 끌어들이고 거기에 다른 관련국들이 가세하는 ‘아세안+ x’형태가 더 바람직하다고 루디거 프랭크 오스트리아 빈대학교 교수가 29일 주장했다.

프랭크 교수는 이날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가 프리드리히 나우만 재단과 함께 ‘동북아 협력의 제도화와 북한’이라는 주제로 연 국제학술회의의 발제문에서 “지난 60년간 북한의 국제 경제협력 사례들을 살펴 보면 북한은 주로 작고 멀리 떨어져 있으며 권위주의적인 나라들과 다자적이고도 공식적 틀 안에서 관계를 잘 형성해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비해 6자회담은 “대결적 협력 구도”로서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에서 시작된 임시방편적 성격이 강한 데다가 미.일.중.러 등과 같이 모두 정치경제적으로 덩치가 큰 나라들이거나 경제적으로 북한의 34배 규모인 한국까지 포함된 탓에 북한이 희망하는 이상적 구도에 맞지 않다는 것.

그 대안으로 프랭크 교수는 일단 아세안과 한.중.일이 엮인 ‘아세안+3’과 같은 형태를 제시하면서 아세안 회원국들은 크기도 작고 멀리 떨어져 있지만 관계가 긴밀하며 권위주의적이고 다자적이며 공식적인 점에서 북한이 선호하는 특징들을 두루 구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세안은 회원국간 내정간섭을 배제한 느슨한 협의체로서 북한의 내정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북한과의 교류에 강점이며, 실제로 북한의 주요 무역 상대국에 태국, 싱가포르 등 아세안 회원국들이 포함돼 있고 과거 수년간 북한과 아세안의 공식적 관계가 좋았다고 프랭크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북한과 한.중.일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과의 무역량은 2006년 북한 전체 무역량의 83%에 달했다”고 상기시키고, ‘아세안+x’ 구도는 최근 남북경협에 따른 ‘개방 후유증’에 대처하면서도 보수적인 북한경제 운용체계에 ‘개혁’을 증진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세안+x 구도를 통한 대북 지원 체제로 유럽연합(EU)의 사례를 제시하고 “독일이 EU 예산의 주요 부담자로서 사실상 주변국 경제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그 분배는 EU 본부가 있는 브뤼셀이 하기 때문에 그 정치적 여파를 최소화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국과 일본이 북한에 경제지원을 하더라도 그 분배는 아세안 사무국이나 새로 설립한 사무국을 통해 간접적으로 하면 한.일 두 나라의 대내 정치적 거부감도 줄이고 동시에 피지원국인 북한의 자존감도 살릴 수 있다고 프랭크 교수는 제언했다.

그는 “아세안으로서도 중국 시장에 관심이 많고 한반도에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면 한.미.일.중뿐 아니라 동아시아와 세계 경제에 파국을 초래할 것이기 때문에 이같은 대북협력 구도를 선호할 것”이라며 “북한이 이 구도에 한국과 일본을 포함할지, 또 지역내 영향력 축소를 우려할 미국이 좌시할지 등의 문제가 있으나 잘만 되면 북한이 동아시아 지역통합 구도의 촉매제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