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정권하 한일관계 `기대반 우려반’

지난 9월 일본의 아베(安倍) 정부 출범을 계기로 향후 한일관계의 전개방향을 조망해 보는 세미나가 7일 시내 프레스센터에서 양국 학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한국정치학회와 현대일본학회, 한일의원연맹 공동주최로 ‘아베정권과 한일관계’를 주제로 열린 이날 세미나에서는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를 표방하지 않은 아베 정권 등장으로 한일관계가 개선될 소지가 있다는 진단과 아베 총리의 우파적 성격으로 위험적 요소가 상존한다는 비관적 전망이 혼재했다.

김용복 경남대 교수는 ‘세대교체와 한일관계-한국의 시각’이란 주제발표에서 “아베 총리 세대는 기본적으로 일본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가 강한 세대로, 아베 총리의 전형적 우파성향으로 볼 때 한일관계에 적지않은 갈등 소지가 많다”면서 “특히 내년에는 한일 양국 모두 대통령 선거, 참의원 선거를 치르게 돼 있어 정치인들이 대중들의 민족주의적 정서에 호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계했다.

그는 아베 정권의 대북정책과 관련, “아베 총리 스스로 북한 납치 문제로 대중적 지지를 확보한만큼 당분간 비타협적이고 강경한 대북정책이 견지될 것으로 보여 한국정부와의 정책적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준섭 국방대 교수는 ‘한일 양국의 외교쟁점’이라는 발표를 통해 “북한 핵실험으로 한일 양국간 공조의 필요성이 심화됐고, 야스쿠니(靖國)신사참배를 공약으로 내세우지 않았던 아베 총리가 향후 고이즈미 전 총리와의 차별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양국관계에 있어 청신호”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그러나 “아베 정부가 내년 참의원 선거를 무사히 치르고 장기적으로 안정된다면 강경기조로 돌아설 가능성도 충분하다”며 “일본 전후 세대가 표방하는 노선이 아시아와의 우호협력보다는 일본의 자부심에 천착한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종원 릿쿄(立敎)대 교수는 ‘역사·과거의 문제와 동아시아 외교’라는 발표에서 “적어도 아베 총리의 한달간 행보는 비타협적 이데올로기의 정치가가 아닌, 종래의 이념을 현실적 노선으로 대폭 수정하는 전략외교가의 모습을 보여줬다”며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관한 ‘애매모호’ 전략 등 유연한 대처를 기대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그는 “내년 한국의 대통령 선거 때까지는 표면적인 관계 회복에 머무르겠지만 그의 역사인식을 감안할 때 한국,중국과의 마찰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게이오(慶應)대 소에야 요시히데 교수는 ‘아베 정권의 안전보장정책과 한일관계’ 주제 발표에서 “동북아의 지정학적 모습은 4대 강국이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다기 보다는 일본과 한반도를 미국·중국·러시아라는 3대국이 둘러싸여 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며 양국간 긴밀한 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양국 모두 서로의 통제 범위를 넘어선 국제정치 구조 속에서 움직여왔으며, 역사·영토 문제에 대한 ‘인식의 속박’에서 탈피, 감정적 악순환을 끊는다면 대등한 파트너로서 동아시아 국제관계의 패러다임 전환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세미나에는 한국측에서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열린우리당 문희상(文喜相) 의원을 비롯, 김부겸(金富謙), 한나라당 임태희(任太熙) 의원, 이정복·장달중 서울대 교수 등이, 일본측에선 고토다 마사즈미(後藤田正純) 자민당 의원,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민주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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