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日정권 출범과 참여정부 대북정책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이끄는 일본 정권이 출범함에 따라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 반응은 먼저 그가 대북 강경론자로 알려진 만큼 남북관계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비관론이 주류를 이루지만 그의 실용적 측면을 들어 전화위복의 가능성을 점치는 기대 섞인 목소리도 없지 않다.

비관론의 바닥에는 아베 총리가 북일 관계정상화의 최대 걸림돌이 된 납치 문제의 해법을 주도하면서 대북 제재의 선봉에 서왔다는 점에서 일본의 대북 정책이 보다 강경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깔려 있다.

7월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일본이 유엔의 대북 제재를 주도한 것이나 정권 출범 1주일 전인 19일 일본 정부가 취한 대북 추가제재 조치는 강경 노선을 내다볼 수 있는 사례로 꼽힌다.

이런 맥락에서 북미 간 대치 속에서 아베 정권이 제재와 압박 일변도의 대북 드라이브를 걸면서 한반도 정세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집권 직전부터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 재임 시절에 엉망이 된 한일 및 중일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감지되는 것은 긍정적인 대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따라 척지고 살았던 한국 및 중국과 화해 분위기가 형성될 경우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은 물론 북일관계에도 극적인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을 기대하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 북핵 문제가 시험대될 듯 = 참여정부의 대북 정책은 ‘북핵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발전’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돌리는 이른바 ‘병행 전략’으로 대표된다.

이 전략은 작년 초까지 끊어졌던 남북 당국 채널을 복원한 직후 6자회담을 13개월만에 재개하고 제16차 남북 장관급회담과 맞물려 9.19공동성명을 낳는 흐름에서 주효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일본의 입장은 ‘마이너리티’였다. 6자회담 틀 속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를 끼워넣어 포괄적으로 해결하려 했던 태도는 오히려 반작용을 불러오기도 했다.

복기해 보면 국내 여론에 따른 일본의 움직임은 제재 보다는 대화의 흐름이 지배한 당시 정세에 어긋나는 성격이 강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대화 노력은 계속되지만 제재 쪽에 무게 중심이 실려 있는 현재 상황은 작년과 달라 보인다.

방코 델타 아시아(BDA) 문제를 놓고 북미 간 마찰이 심화되는 과정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까지 겹치면서 참여정부의 병행전략도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아베 정권의 대북 강경책이 더 세질 것으로 예상하는 관측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더욱이 최근의 제재 국면에서는 작년과는 달리 주변국의 해결 노력에 재를 뿌릴 수 있는 상황도 가능하다는 견해도 나온다.
하지만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약하게나마 북핵 대화의 싹이 움트고 아베 정권으로부터 한일 정상회담과 중일 정상회담에 대한 시그널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소원했던 주변국 관계의 추가 악화를 막고 개선하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되는 만큼 동북아에 부는 대화의 바람이 북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측에는 한일 및 중일 정상회담이 의미 있는 결실을 맺을 경우 우리 정부의 북핵 정책 기조와 파열음을 내기에는 일본으로서도 부담스럽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깔려 있는 것 같다.

결국 우리와 일본의 북핵 정책이 충돌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 나갈지는 한미정상이 지난 14일 합의한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판가름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오랜만에 재개될 한미일 3자 협의가 그 시험대가 되지 않겠느냐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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