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모시고 함께 살고파”

제14차 남북 이산가족 특별상봉 3회차 상봉단은 이틀째인 26일 오전 개별상봉을 가진 후 오후에는 삼일포를 둘러보며 50여 년 간 쌓인 이별의 한을 달랬다.

북측 이산가족 99명은 오전 10시 남측 상봉단 412명의 숙소인 해금강호텔 객실에서 전날 못다 나눈 이야기를 하며 선물도 주고받았다.

북녘 아버지 임윤식(79)씨를 만난 남측 딸 외자(59)씨는 “선물로 운동화와 구두, 내의 등 생활필수품을 한아름 드렸다”며 “56년 간 떨어졌던 아버지를 모시고 함께 살고 싶다”고 말했다.

북측 상봉단은 조개껍데기로 금강산 전경을 그린 대형액자를 선물로 가져와 눈길을 끌었다.

이날 개별상봉에는 전날 단체상봉에서 만난 가족이 실제 찾던 가족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북측 김규학(85)씨와 남측 김진태(62)씨 등 3명이 불참했다.

진태씨 등은 삼촌인 김규학씨를 만났으나 상봉 결과 동명이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규학씨는 진태씨 삼촌과 고향이 같아 이산가족 확인 과정에서 착오가 생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진태씨 가족은 “단체상봉에서 만나 서로 가족관계를 물어보다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개별상봉에 참여하는 대신 금강산 관광길에 올라 아쉬움을 달랬다.

남북 가족들은 오후 1시부터는 금강산호텔에서 진행된 오찬을 통해 서로 먹여주고 챙겨주면서 가족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북측 아들 림병삼(72)씨는 모친인 박순임(96) 할머니를 만나기 보름 전부터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어머니를 위해 직접 지은 사모곡을 바쳤다.

그는 “조국도 하나, 민족도 하나, 핏줄도 하나, 그 하나를 위해 얼마나 많은 청장년들이 목숨을 바쳤나. 하나 되는 그날 통일광장에 꼭 어머니 품을 찾아 안기리”라며 울먹였다. 하지만 치매를 앓고 있는 박 할머니는 아들을 향해 “이..이게 누구라고? 네가 어디 갔다왔나”라고 말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전날 단체상봉 도중 의식을 잃고 앰뷸런스에 실려갔던 남측 이종기(72)씨도 이날 개별상봉에 참석했다.

이씨는 단체상봉장에서 북측 처남인 김병환(76)씨를 만나다 갑자기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져 의료진의 응급처치를 받은 뒤 온정각 금강산병원으로 옮겨졌다.

전날 만찬 도중 북측 남편 홍룡희(79)씨를 만나다 피로누적 등으로 쓰러진 김재교(80) 할머니도 개별상봉에 참가했다.

남측 의료진은 “상봉단이 고령인데다 긴장한 탓인지 상봉장에서 현기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남북 가족은 이날 오후 3시께 오찬을 마치고 삼일포를 찾아 관광을 즐기며 단란한 한때를 보냈다.

3회차 상봉단은 27일 오전 작별상봉을 끝으로 2박3일의 짧은 만남을 마무리하고, 28일부터는 4차 남측 상봉단 100 가족이 북측 가족들을 만날 예정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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