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당신 그림자라도 보고 싶어요”

▲지난해 11월 새문안 교회에서 열린 ‘노란리본달기운동’ ⓒ데일리NK

“북한에서 건강한 그림자라도 보여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1987년 납북된 동진호 어로장 최종석씨의 딸 최우영씨가 5월 8일 어버이날을 맞이해 북녘땅 아버지에게 편지를 띄웠다.

“아버지가 납북된 지 벌써 스무번째 봄과 어버이날을 맞이하게 됩니다”라고 운을 뗀 편지에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생사확인, 송환이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담고 있다.

또 납북자 송환을 위해 가족들이 헌신적으로 활동을 해오고 있지만 생사확인조차 거부되고 있는 현실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을 호소했다.

최 회장은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남쪽의 가족들은 어버이날을 맞이해 그 어느 때보다 북한에 있는 가족들이 보고 싶을 것”이라며 “이런 가족들의 마음을 담아, 납북자 생사확인 및 송환을 위한 편지를 쓰게 됐다”고 밝혔다.

또 최 회장은 “앞으로 장관급회담에서 납북자 송환을 위한 구체적인 합의가 나왔으면 한다”면서 “김영남씨를 비롯해 납북된 사람들 모두의 생사확인 및 송환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을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 회장은 편지에서 아버지 송환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5월이 되면 여기저기서 빨간 카네이션이 저를 보며 환하게 손짓합니다. 당장 달려가 아버지 가슴에 그 꽃을 달아드리고 싶지만 너무나 먼 곳에 계시기에 5월 8일은 저를 더욱 힘들게 합니다.∙∙∙∙

살 힘이 없으시더라도 그럴 때마다 아버지를 찾는 딸의 목소리를 들어주세요. 가진 것 하나 없었던, 있었다면 사랑하는 아내와 딸과 아들이 전부였던 납치된 노동자 ‘최종석’을 송환하기 위한 활동이 거리마다, 전국 근로 사업장 곳곳마다 퍼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최 회장은 아버지와 납북자들의 생사확인과 송환을 위해 ‘노란 손수건 달기운동’을 펼치고 있다.

김용훈 기자 kyh@dailynk.com

아래는 편지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