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김정일과 결별? 김정은 자신만의 체제구축 완결







▲ 29일 최고인민회의에 참석한 김정은./사진=연합


조선중앙TV는 29일, 이날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3기 4차 회의를 통해 김정은이 국무위원회 위원장에 추대됐다고 전했다. 지난 5월 36년 만에 열린 당(黨) 대회가 김정은 집권 5년을 자축하기 위한 ‘대관식’이었다면, 29일 열린 최고인민회의는 김정은의 대관식을 마무리 짓고 유일영도체계를 확립하는 ‘완결판’으로 평가된다.


당 대회에서 ‘노동당 제1비서’에서 ‘노동당위원장’으로 직책을 바꿨던 김정은이 이날 열린 최고인민회의서 신설된 국무위원회 위원장 자리에 오름으로써 당(黨)뿐만 아니라 국가의 실질적인 최고 지도자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노동당 제1비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등 계승의 의미를 뒀던 김정은이 이번에는 차별화된 최고직책을 꿰참으로써 김일성과 김정일에 버금가는 자신만의 체제구축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평가된다.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 원장은 30일 데일리NK에 “국무위원회 위원장에 오른 김정은이 상징적인 측면뿐 아니라 법적·제도적인 측면에서도 김일성, 김정일과 동급이 된 것”이라면서 “이제 과거 국가비상시기에 만들어진 국방위원장 체제가 종식되고 정상적인 ‘당·국가체제’가 도래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국무위원장에 오른 김정은의 권한에 대해 전 원장은 “김정은이 ‘공화국 수위(首位)’인 국무위원장이 된 것을 봤을 때 국방위원장 권한을 물려받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제도가 그대로 있는 것으로 보아 김정은이 김일성에 버금가는 권한을 가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국방위원회를 국무위원회로 개편했다고 하지만 인적 구성을 보면 군·당·내각을 대표하는 인물이 고루 포함돼 있어 사실상 김일성 시대의 중앙인민위원회와 비슷한 국가최고지도기관을 창설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김정은이 이번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지난 5년간 통치하면서 만들어 놓은 자신만의 체제를 완결한 것”이라면서 “아버지 김정일과 다른 기구와 직책을 만들어, 최고 수위에 오름으로써 아버지와 차별화된 그만의 체제를 만든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국무위원회는 기존의 국방위원회를 확대 개편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는 김정은이 국방위 중심의 기존 ‘선군(先軍) 정치’ 대신 집권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던 ‘당(黨)’중심의 통치 질서 재확립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이날 신설된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엔 각각 당·군·정을 대표하는 최룡해 당중앙위 부위원장,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박봉주 내각 총리 등이 임명됐다. 또한 김기남·리만건·리수용·김영철 등 당중앙위 부위원장과 박영식, 김원홍, 최부일 등 군부 주요 인사들은 국무위원에 선임됐다.






▲ 29일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4차 회의 모습./사진=연합


北 최고인민회의서 조평통 국가기구로 재편…서기국은 폐지


북한이 이번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을 폐지하고 조평통을 국가기구로 개편한 것도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은 30일 “최고인민회의 결정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내옴에 대하여’가 채택되였다”면서 “결정에 의하면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을 없앤다”고 전했다.


조평통 서기국은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의 핵심 실무기구로, 남북 대화가 열리면 우리 통일부의 협상 파트너로 나섰던 당 외곽기구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기존의 당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의 외곽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는 구별되는 ‘공화국 조국평화통일위원회’라는 새로운 국가기구를 창설했다”면서 “앞으로 이 국가기구가 우리 통일부의 대화 파트너로 나서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전 원장은 “그동안 ‘조평통’은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 기구였는데 국가기구로 격상된 것”이라면서 “이것은 김정은이 앞으로 통일문제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북한은 보다 적극적인 대남 대화 공세를 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난 5월 7차 당대회 이후 북한의 모든 기구들이 적극적으로 대남 대화공세를 편 이유가 이제 밝혀졌다. 우리도 충분한 대비를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언급…병진노선 성과는 글쎄


이번 최고 최고인민회의에서는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은 김정은이 지난달 열린 제7차 당대회에서 사업총화 보고를 통해 제시한 과업이다. 북한은 당대회 이후 5개년 전략 수행을 위한 ‘충정의 200일전투’를 선포하기도 했다.


29일 조선중앙 TV는 최고인민회의 13기 4차 회의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대의원 전원 찬성으로 채택했다고 전했다.


내각총리 박봉주는 이날 회의에서 네 번째 의제인 ‘노동당이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철저히 수행할 데 대하여’를 보고했다.


박봉주는 “국가경제발전 전략을 가까운 기간에 강국을 건설하는 길을 밝힌 과학적이고 혁명적 전략, 새로운 투쟁과 의미로 고무 추동하는 전투적 기치”라고 강조하고, 5개년 전략의 목표로 “인민경제 활성화, 경제부문 경영 보장, 경제 지속발전 토대 마련”을 내세웠으며 ▲전력 생산 목표 점령 ▲철도화물 수송량 향상 ▲농·축·수산을 3대 축으로 한 식량문제 해결 ▲경공업 발전을 통한 인민생활의 결정적 전환 등을 언급했다.


경제발전 5개년 전략과 관련 조봉현 IBK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이 국무위원장으로서 경제성과를 내는 데 집중할 것”이라면서도 “여전히 병진 노선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조 수석연구위원은 “이런 상황에서 제시한 목표를 무리하게 추진하기 위해서 속도전 등을 펼칠 수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는 오히려 주민들의 반발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고, 결과적으로 5년 후에 평가받으면 김정은 지도부에 대한 반감만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중앙TV는 최고인민회의 회의에서 ▲사회주의 헌법 수정보충 ▲김정은 최고수위 추대
▲국무위원회 구성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철저 수행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내옴 ▲조직문제 등 모두 6가지 의안이 논의됐다고 전했다.


[다음은 北 조선중앙통신이 전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4차회의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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