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께 100세 생일상 드렸으면”

“하루 빨리 통일돼 아버님이 100세 생일상을 드렸으면 좋겠습니다.”

북측의 아들 권영국(73)씨는 28일 열린 제4차 이산가족 화상상봉 행사에서 아버지 태홍(96)씨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화면에 등장한 북측 아들의 얼굴을 정면으로 바라보지 못한 채 “고맙다”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아버지는 이내 “살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고맙다”며 20대 청년에서 70대 백발노인으로 변한 아들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영국씨는 “아버지를 화상으로 만날 생각을 하니 처음에는 착잡했으나 이제는 가슴이 확 트이는 기분”이라면서 “50년 만에 만난 동생들에게 반말 한번 해보자”면서 영안(69).영재(66)씨 이름을 차례로 불렀다.

동생들은 “그동안 남측에 있는 5남매만 형제로 생각하고 살았는데 휴전선 너머 오빠도 어엿한 형제”라면서 “자주 연락하고 살아요”하면서 영국씨의 북측 주소와 전화번호를 물었다.

이들은 또 대화과정에서 남북에 있는 태홍씨 손자들의 이름이 ’오성’으로 똑같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우연의 일치”라면서 기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