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9일 “북한이 우리에게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무조건 이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것은 무리한 주장”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날 ‘21세기 동아시아 비전과 한반도’라는 주제로 열린 통일연구원 주최의 국제학술회의 기조연설에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이행방안을 구체적으로 협의하는 것이 필요하고, 특히 10·4선언 합의 사항들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재원이 소요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고 박왕자 씨 금강산 피격사건에 대해 김장관은 “우리는 당국간 대화를 통해 진상규명과 신변안전보장,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여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고, 남북관계를 더 튼튼하게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면서 “북한은 금강산 사건 해결에 보다 적극적인 태도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장관은 “북한 주민들이 식량 부족으로 많은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은 “김정일 정권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한·미·일·러 4개국이 모두 인내심을 갖고 단호한 입장을 견지하면서 앞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은 미국의 부시 행정부에서 얻어낼 것은 얻었으니까 다음 행정부에서 더 얻자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그렇게 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대선과 향후 아시아 정책에 대해 그는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존재하는 아시아 국가”라고 강조하면서 “매케인, 오바마 후보의 아시아 정책에도 차이점이 없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