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디네자드, 의료용 美우라늄 구매 제안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23일 미국에 의료용 우라늄을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포스트 및 뉴스위크와 인터뷰에서 핵 문제를 둘러싼 우려를 없애고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이란의 핵 전문가들과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핵 과학자가 만날 수도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가 자신의 제안을 수용할 경우 대(對)이란 포용정책의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지만, 거절한다면 이란이 보유 우라늄 농축에 나설 명분을 갖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우리가 구매하려는 핵물질은 의료 목적이다. 이는 인도주의의 문제”라며 이번의 “확고한 제안”이 양국 간 신뢰를 쌓고 협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제안은 미국과 러시아, 프랑스, 영국 등 주요국 정상들이 이란에 진지한 핵협상을 촉구하고 추가 제재 가능성까지 경고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날 유엔 총회 본회의 연설에서 “북한과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국제 사회를 위험한 비탈로 끌어내리려 위협하고 있다”면서 “국제법은 공허한 것이 아님을 우리가 함께 보여 줘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이 같은 압박에 대해 유엔 총회 연설에서 구체적으로 대응하지 않은 채 이란이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리를 지키면서 지속적인 세계평화 확립에 동참하겠다고만 언급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그는 1시간가량 인터뷰 내내 편안하고 신념에 찬 태도를 보이며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보고서에 대해 자세히 말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는 대신 핵무기 획득에 관심이 없다면서 “우리는 기본적으로 핵폭탄 보유가 옳지 않다고 믿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또 이란의 우라늄 농축이 순전히 전기 생산을 위한 것이지 폭탄 제조에 사용될 수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관심은 왜곡된 것이라며 “이란이 핵탄두 하나를 보유하는 것이 전 세계에 잠재적인 위협이 되는 반면, 미국이 (핵탄두) 1만 개를 갖는 것은 전혀 위협적이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우습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 당선 뒤 미국과 관계 변화에 희망을 표하면서 오바마 행정부가 새로운 표현으로 기존의 낡은 제안을 재포장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상적인 변화로는 지금의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고, 오히려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 뿐”이라면서 “오바마가 진정한 변화를 추구하길 희망한다. 그가 결심하면 최소한 처음 품었던 변화 중 일부는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런 변화를 위해 기꺼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나아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대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승리가 가까워졌고, 기회가 된다면 아프간 문제 해결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이날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의료용 핵물질 구매 의사에 대해 거절당하면 우라늄 농축을 위한 명분을 얻고, 받아들여지면 국제 제재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교묘한” 제안이라고 평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동시에 이란의 핵 전문가들이 국제 과학자들의 질문에 답할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제안도 처음 나온 것으로 이 역시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미국 관리들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제안과 관련한 논평을 거부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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