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공연 종자(핵심)와 기본구성은 유지”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기간에 평양에서 ‘아리랑’ 공연을 관람키로 한 가운데 북한은 아리랑 공연가운데 북한 인민군의 위력을 과시하는 장면을 빼고 태권도 시범 장면을 새로 집어넣었다고 밝히는 등 공연 내용이 수정된 사실을 강조했다.

30일 북한의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에 따르면, ‘아리랑 준비위원회’ 김금룡 창작실장은 북한 주간지 통일신보와 대담에서 “아리랑을 더욱 보충.완비했다”며 “공연의 종자와 기본 구성은 그대로 살리면서 일부 내용과 형상수단을 더욱 새롭게 하는 방향에서 바꿀 것은 바꾸고 보충할 것은 보충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지난 시기에는 제2장 6경의 제목을 ‘인민의 군대’라고 달고 인민군대의 위력을 시위하는 장면을 설정했었는데, 이번에 우리는 아리랑의 종자와 작품의 성격에 맞게 조선 민족의 존엄과 불패의 기상을 보여주는 태권도 장면으로 형상 수단과 내용을 바꿨으며 이에 맞게 6경의 제목도 ‘아리랑민족의 기상’으로 고쳐 달았다”고 말했다.

삭제된 장면은 인민군이 총검술 시범을 보이는 가운데 낙하산을 짊어진 군인이 로프를 타고 공중으로 이동하다 총검술 시범단 위로 낙하산을 타고 뛰어내리면서 격투를 벌이는 내용이다.

인민군의 격파 대상이 국군과 미군이라는 점 때문에 남측에서 논란이 제기되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삭제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아리랑 공연에서 북한군의 위력 시위 장면을 삭제한 것은 2005년 10월 공연 때부터 일이며, 이 때 군사 퍼레이드나 인공기를 표현하는 카드섹션 등 남측에서 문제가 제기됐던 다른 장면들도 삭제.교체됐다.

김금룡 실장은 아리랑의 서장인 ‘환영장’이 종전엔 ‘반갑습니다’ 노래의 선률에 맞춰 시작했다면 “지금은 참관 대상이 조국 인민들과 해외동포들 뿐 아니라 세계 각곳에서 너도나도 찾아와 그 수가 날로 늘어나는 데 맞게 폭을 넓혀” ‘내 나라 제일로 좋아’라는 노래의 선률로 바꿨다고 설명, 국제 관광상품화를 겨냥해 아리랑의 내용을 계속 수정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지금까지 남측 관람객도 7천500명에 이르는 것으로 통일부는 추산하고 있다.

김 실장은 “올해 들어와서도 장군님(김 위원장)께서 새 세기의 요구와 발전하는 현실에 맞게 작품의 일부 내용과 형상 수법을 고칠 데 대해 가르쳐 주시며 창작가들의 안목을 하나하나 틔워주셨다”고 밝혀 인민군 관련 장면의 삭제를 비롯해 주요 공연 내용의 수정에 김 위원장이 직접 개입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김 실장은 아리랑 공연의 또 다른 수정 내용에 대해 “6.15공동선언의 기치아래 온 겨레가 자주통일을 위한 거족적인 투쟁에 떨쳐나선 시대적 요구에 맞게 제4장 ‘통일 아리랑’의 배경대 자막에 올해 공동사설에서 제시된 ‘조국통일’ 구호를 뚜렷이 새겼다”고 말했다.

북한은 올해 정초 노동신문, 조선인민군, 청년전위 등 3개 신문 공동사설을 통해 ‘민족중시, 평화수호, 단합실현으로 6.15통일시대를 빛내어나가자’라는 통일구호를 제시한 바 있다.

이외에 일제 수난기를 다룬 제1장 1경의 제목도 ‘두만강 넘어’에서 ‘정든 고향 뒤에 남기고’로 바뀌었고 ‘눈물 젖은 두만강’은 ‘타향살이’로 교체됐다고 김 실장은 밝혔다.

또 ‘동지애의 노래’만 나오던 제1장 2경 ‘조선의 별’에 가요 ‘혁명의 주인은 우리 인민’이 추가됐으며 제3장 1경 ‘울림폭포’에서도 “한결 흥취나게” 민요 ‘양산박’이 추가되고 전설상의 금강산 8선녀가 현 북한의 ‘선군8경’에 내려와 사는 장면도 덧붙여졌다.

통일신보는 “제2장 5경 ‘더 높이 더 빨리’에서 노래 ‘더 높이 더 빨리’만 울리던 것에 비해 이번에는 ‘준마처녀’와 ‘영변의 비단처녀’를 새롭게 더 넣으니 강성대국의 영마루를 향해 힘차게 전진하는 선군조국의 기상과 위력이 눈 앞에 보는 듯이 안겨와 더 볼 만했다”고 말했다.

2000년 창작된 가요 ‘준마처녀’와 2004년 선보인 ‘영변의 비단처녀’는 산업 현장에서 남자 못지 않게 열심히 일하는 여성을 그린 곡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