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딸 용서받고 눈감아야지”

제5차 화상상봉 대상자인 김사필(97.경기 분당) 할아버지는 20일 북녘에 두고온 아들딸을 생각하며 목이 메였다.

김 할아버지는 이번 상봉기간(3.27~29) 아들 형철(66)씨와 딸 형숙(70).형옥(61).형란(56)씨 등 꿈에도 잊지 못했던 자식들을 만난다. 1.4후퇴 당시 홀로 내려온 후 56년 만의 재회다.

김 할아버지는 그러나 “아이들한테 용서를 받고 죽어야 한다는 생각 뿐”이라며 “아무리 고의가 아니라지만, 나 같은 사람이 많다지만 죽어도 같이 죽어야 하는데 혼자 살겠다고 내려온 꼴이 됐다”고 안타까워 했다.

황해도 해주 출신인 김 할아버지는 1951년 당시 부인에게 “운명에 맡기자. 잠깐 갔다가 한 달 정도 후에 다시 오겠다”고 말한 뒤 집을 나섰다. 그렇게 반세기가 넘는 이별이 시작될지는 꿈에도 몰랐다.

단신으로 남녘에 정착한 김 할아버지는 이후 양복점, 납품업, 보따리 장사 등 그야말로 ’닥치는 대로’ 일했다면서도 “북녘 아이들을 생각하면 얘기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또 상봉장에서 아들딸의 얼굴을 보면 ’건사하지 못하고 파난 와서, 고생시켜서 미안하다’는 말 밖에 안 나올 것 같다고 되뇌었다.

김 할아버지는 “마지막 희망이 있다면 아이들이 날 정식으로 초청해주면 고향에 가보는 일”이라며 “이제 나이가 들어서 멀리 다니기 힘든데..남북을 왔다갔다 할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김 할아버지는 이어 “직접 만나야 실감이 나지, 화면으로 보면 얼떨떨할 것 같다”면서 대면상봉이 아닌 화상상봉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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