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에 정착한 탈북자가 북한에 살고 있던 어머니의 탈북을 조장했다는 이유로, 북한에 남아있던 아버지가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내부소식통은 24일 ‘데일리엔케이’와의 전화 통화에서 “4월말쯤 딸과 아내가 남조선(한국)에 갔다는 이유로, 남아있던 아버지가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간 것이 확인됐다”며 “이를 계기로 무산시의 탈북자 가족들이 가슴을 조이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아내와 딸이 남한으로 넘어 갔다는 이유로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간 사람은 함경북도 무산시에 살고 있던 신철호(50세 가량)씨로, 양강도 대홍단군 지방자재상사에서 자재업무를 맡아 보던 사람인 것으로 확인됐다.
소식통은 “신 씨의 딸이 없어진 것은 3년 전”이라며 “하지만 실제로 남조선에 간 것인지, 중국에 머물고 있는 것인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이 커진 것은 얼마 전 신 씨의 부인까지 갑자기 사라졌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신 씨는 아내가 인신매매 당한 것은 아닌가 걱정스러워 이런 사실을 해당 보안서(경찰)와 보위부에 알리고 대책을 요구하기도 했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보위부에서는 아내가 없어진 일을 가지고 ‘사전에 가족이 탈북을 공모한 것이 아니냐’고 추궁하며 신 씨를 몹시 괴롭혔다”며 “이 때문에 신 씨가 병들어 자리에 눕기까지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던 중 4월 27일 갑자기 들이닥친 도 보위부 사람들에 의해 신 씨가 강제로 끌려갔고 그 뒤로 신 씨의 행방을 알 수 없어 사람들이 많이 궁금해 했다”면서 “최근에야 보위원들의 입을 통해 신 씨가 수용소로 끌려간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보위원은 “그 사람의 딸이 남조선으로 갔고, 얼마 전 어머니까지 데려가는 반공화국적인 책동을 저질렀다”며 “남조선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등 아내와 자식이 조국을 배반한 죄를 물어 수용소로 끌려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 탈북자 단체의 간부는 “최근 탈북한 사람들은 기자회견을 거절하는 것이 기본이고, 특히 조선에 가족을 남겨두고 온 사람이 기자회견을 했으리라고 생각하기 어렵다”며 “특히 최근 신 씨 성을 가진 여성과 어머니가 언론에 노출된 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용소로 끌려갔다는 신철호 씨의 딸과 아내가 누구인지, 그들이 정말 한국행을 했는지는 분명치 않다”며 “한마디로 딸과 아내가 남한으로 탈출했으리라고 생각하고 예방차원에서 신 씨를 수용소로 보냈다는 말인데, 한 마디로 기가 막힌 일”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