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훔치던 노동자 총 맞아 사망”

황해남도 해주시에서 철도 노동자 두 명이 쌀을 훔치다가 그 중 한 명이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대북지원단체 ‘좋은 벗들’이 밝혔다.

좋은벗들은 6일 소식지를 통해 “지난 1월 6일 해주역에 정차해 있던 화차(貨車)에서 쌀을 훔치던 두 남성에게 열차 호송원들이 공포탄으로 위협사격을 했음에도 멈추지 않자 그 자리에서 실탄을 발사해 한 명이 현장에서 사망하고 다른 한 명이 붙잡혔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해주시 주민들은 “먹을 것이 없어 헤매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닌데 정부에서 구제는 못할망정 집 식솔들을 먹여 살리겠다는 사람들을 꼭 그렇게 죽여야 했냐”는 성토의 목소리가 높다고 소식지는 전했다.

소식지는 “조용히 교육하거나 그에 응당한 벌을 주면 되지, 훔치는 사람들을 적으로 간주하고 마음대로 살상하면 먹을 것 없이 헤매는 사람들은 다 적들인가?”라고 열변을 토하는 주민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철도국에서나 지방 관리들이 백성들을 잘 돌봐주었으면 먹을 것을 도둑질하는 일까지 했겠느냐”면서 “백성들의 목숨을 초개같이 알고 총으로 사격하여 죽인 호송원도 정당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을 죽인 죄로 같이 처벌할 것”을 요구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소식지는 “현재 해주의 철도 노동자들은 3개월째 식량을 공급받지 못해 가족 생계가 매우 어려운 형편”이라며 “이번 총격 사망 사건으로 철도 노동자들의 생활 형편이 사회에 알려지면서 자신들과 별 다를 바 없는 처지에 연민과 공감의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서울시 양천구에 거주하고 있는 전직 해주 철길대 소속 탈북자 김성훈(가명)씨는 “북한에서 철도는 군대 다음으로 중요한 분문이기 때문에 철도 노동자들에게 배급을 주지 않는다는 것은 배급체계가 거의 붕괴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해주역은 군량미와 평양 공급용 쌀이 집결되는 곳이기 때문에 예전부터 식량 도둑이 많았지만, 현장에서 도둑을 사살하는 일은 없었다”며 “북한의 치안이나 사회질서가 다시 ‘미공급 시절’로 회귀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무척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소식지는 지난 8월 노동당 통일전선부를 거치지 않고 중국을 통해 한국과 직접 무역을 했다는 혐의로 국가보위부에 구속된 김철 청진 장생무역회사 사장이 보위부 조사과정에서 사망했다고 전했다.

소식지는 “(보위부) 고문이 혹독했기 때문에 결국 죽음에 이른 게 아니겠느냐”며 “뼈 빠지게 돈 벌어 나라에 기여해도 결국에는 꼭 뒤를 조사해 무슨 이유를 붙여서라도 죽여 버리는 게 이 나라다”라며 분개하는 김책제철소 노동자들이 반응을 덧붙였다.

김철 사장은 청진시 김책제철소의 외화벌이 단위인 장생무역회사의 책임자로서 뛰어난 수완으로 외화를 많이 벌어들여 김정일로부터 표창까지 받았으나, “한국과 무역거래를 하고 있다”는 국가안전보위부의 보고서를 받은 김정일의 비준에 따라 구속되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