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생산 감소했는데 콩·우유 왜 꾸준히 늘었지?

통계청이 4일 공개한 ‘북한통계포털’에 따르면 세계식량농업기구(FAO)는 북한의 2010년 곡물생산량(쌀·밀·보리·옥수수 등)을 총 452만t으로 추정했다. 쌀과 같은 주요곡물의 생산량이 1980년대에 비해 감소한 결과다. 그러나 콩, 계란, 우유 생산량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FAO에 따르면, 1970년 25만5000t이었던 콩 생산량은 2010년 35만t으로 약 10만t 정도 늘었고, 같은 기간 계란과 우유는 각각 5만4000t에서 15만5000t, 1만6000t에서 9만5400t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북한에서 쌀과 옥수수 생산과 달리 콩, 우유, 계란 생산량이 증가한 데는 주민 개개인의 노력에 따른 결과라고 탈북자들은 입을 모은다. 


북한 주민들은 배급에 기대기 어려워지자 원가와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는 가축 사육에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다.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가축 사육을 통한 수익이 증가했고, 계란이나 염소젖으로 인해 아이들의 영양도 보충됐다. 가축 사육이 인기를 끌면서 심지어 아파트에서도 닭과 돼지를 키우는 기현상까지 벌어졌다.  


탈북자 현철화(44) 씨는 “해마다 농사를 지어도 먹을 것이 항상 모자라 궁리를 하던 중 우유를 생산할 수 있는 염소를 키우면 좋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염소를 한 두 마리 키우다 보니 그 수가 계속 늘어났다. 염소 방목을 하면서 텃밭 농사에 신경을 덜 썼지만 생활은 더 나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닭은 풀과 곡물을 섞어 먹고, 염소는 풀과 소량의 소금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원가가 적게 든다”면서 “염소는 우유를 생산하기 때문에 쌀이 부족한 상황에서 가족들의 영양을 보충하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실제 2000년대 초중반 함경북도에서는 염소 키우기가 대대적으로 진행됐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토끼 사육과제를 더욱 늘렸다.  


콩 증산도 농장원들의 노력 결과였다. 북한 협동농장은 농장원들에게 쌀과 옥수수 배급을 충분하게 해주지 못하자 논둑이나 부업지에 콩을 심어 개인이 수확하도록 허락했다. 


또한 농민들이 옥수수보다 콩밭에 노력을 더 기울인 것도 원인이 됐다. 보통 옥수수는 1정보당 2, 3t을 생산하고 콩은 2.5t 정도를 생산한다. 하지만 옥수수 1kg보다 콩 500g이 영양 측면에서 더 이롭기 때문에 콩 생산에 더 신경을 썼다는 것이다. 


현 씨는 “실지 국수를 먹을 때 콩을 삶아서 망에 갈아 국물로 먹으면 힘든 일을 해도 배가 덜 고프고 든든하다”면서 “북한에선 영양식으로 콩을 빼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노동신문을 비롯한 북한 매체들도 염소 기르기를 장려하는 선전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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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