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대신 라면’…北, 가공식품 수입으로 선회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 중국의 쌀, 밀가루, 옥수수 등 곡물에 대한 수출규제로 수입이 막히자 라면과 국수, 찐쌀 등 가공식품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중국 정부가 올해 1월부터 쌀, 밀가루, 옥수수에 대해서는 사실상 수출을 금지하고 있지만 이들 곡물을 가공한 가공식품은 수출을 계속 허용하고 있고 감세 등 기존의 혜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심 선양(瀋陽) 공장 관계자는 3일 연합뉴스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미국과 캐나다 등 해외동포들이 중심이 된 종교단체 등에서 라면 구입에 대한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밀가루는 현재 수출이 금지돼 있지만 밀가루 가공품인 라면은 수출이 가능해 이 같은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농심 선양공장측은 대북식량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는 해외동포 종교단체측과 상당한 물량을 놓고 구체적인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 관계자는 “북한에서는 신라면 한 봉지가 한 가족의 한 끼 식량이라고 들었다”며 “라면은 북한의 식량난 완화에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가공식품”이라고 소개했다.

북한 무역회사와 오래 거래를 해온 선양의 조선족 대북무역업자 박모(36)씨도 “최근 조선(북한)측 대방으로부터 중국산 라면을 구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지난주 3천상자를 구해 북한으로 들여보냈다”며 “작년까지만 해도 쌀, 옥수수, 밀가루를 구해달라는 요청이 많았지만 요즘에는 수출 규제가 없는 라면이나 국수를 구해달라는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국에서 주로 떡이나 튀밥을 만들 때 사용되는 찐쌀도 쌀 대신 북한으로 보낼 대체식량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단둥(丹東)의 한 대북무역업자는 “최근 북한으로 찐쌀을 들여보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구매처를 수소문하고 있다”며 “중국에서 찐쌀은 가격이 t당 650∼660달러 정도로 쌀에 비해 비싼 편이지만 아직까지 중국 정부에서 수출을 규제하지 않고 있는 품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가공식품의 대북수출은 까다로운 상품검사 절차가 일종의 수출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쌀이나 옥수수, 밀가루 등 식량 자체는 중국 상무부에서 수출자격을 지닌 회사에 한해 수출쿼터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수출을 원천규제하고 있는 반면 가공식품은 이러한 수출규제가 없는 대신 수출식품 생산허가, 상품검사, 원산지 증명서 제출 등 번거로운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선양의 한 대북무역업자는 “중국산 농약만두 파동 등으로 수출식품에 대한 검사가 계속 강회되고 있어 북한으로 라면을 수출하려면 일주일 이상 절차를 밟아야 하고 수출 때마다 다시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조치는 중국산 식품에 대한 국제사회의 안전성 우려가 높아지면서 내려진 조치이기는 하지만 수속을 밟는데 소용되는 시간과 비용이 크게 불어나 북한으로 수출을 포기하게 만드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고 대북무역업자들은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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