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로 북한은 ‘도약’, 한국은 ‘추락’

2006 도하아시안게임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이하 싱크로)에서 한국과 북한의 희비가 엇갈렸다.

북한 싱크로는 1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하마드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싱크로 팀 이벤트에서 기술 및 자유 종목 합계 86.500점을 받아 중국(96.584점)과 일본(96.084점)에 이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아 정상을 다투고 있는 중국, 일본에 비해 10점이라는 큰 점수 차가 나지만 4위 카자흐스탄(83.918점)보다는 2점 가량 높아 아시아 3인자 자리를 사실상 굳혔다.

북한 싱크로가 국가 차원의 지원이 빛을 본 순간이었다. 북한은 지난 3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왕옥경(17)이 솔로 규정과 자유에서 동메달 2개를 수확하며 국제대회 첫 메달을 건 뒤 다시 한번 경사를 맞았다.

이처럼 북한 싱크로가 아시아 무대에서 무럭무럭 커갈 수 있었던 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관심을 받으며 지난해부터 국제대회에 꾸준히 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북한은 조총련계 재일동포 에이전트까지 고용하고 있다. 북한 스포츠에서 에이전트가 존재하는 종목은 축구와 싱크로 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북한은 싱크로 세계 최강인 러시아와 교류를 통해 기술 및 예술성을 전수받으면서 아시아 정상까지 바라보고 있다.

반면 한국은 선수 부족으로 4-8명으로 구성되는 팀을 꾸리지도 못했다. 지난 6월에야 겨우 김민정-조명경(이상 경기수영연맹) 듀엣 조를 구성해 아시안게임 미출전 수모는 당하지 않았으나 9일 열린 듀엣 이벤트에서 메달 사냥에 실패한 채 4위에 머무르고 말았다.

2000년대 초반까지 아시아 1, 2위를 다투다 지난해 대표 선발에 불만을 품은 일부 선수의 이탈로 촉발된 갈등이 학부모와 수영연맹과 힘겨루기, 파벌 싸움으로 번지면서 급격히 추락했던 한국 싱크로가 아직도 정상화를 이루지 못한 까닭이다.

등록 선수 자체도 북한과 큰 차이가 난다. 북한은 전폭적 지원 속에 100명이 넘는 선수가 치열한 경쟁 속에 일취월장하고 있는데 반해 한국은 골치 아픈 종목이라는 낙인이 찍히는 바람에 체육 특기생으로 싱크로 선수를 선발하던 대학들이 하나 둘 문을 걸어잠그기 시작하자 대학 미만 등록 선수는 10명 안팎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번 대회에서 북한에 보기 좋게 추월 당한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한국 싱크로가 예전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수영연맹과 싱크로 관계자들이 중지를 모아 하루 빨리 정상화를 이루는 길 뿐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