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은 진보신당 아닌 진보를 버린 것이다

살다보면 참으로 많은 시련이 찾아듭니다. 대추 한 알을 맺자고 해도 태풍 몇 개, 천둥과 벼락 몇 개가 필요합니다. 하기에 소나기와 강풍에 떨어진 열매들은 우리에게 배신감을 주기보다 애잔함을 느끼게 합니다.


작은 열매가 이러한데 한 사람의 꿈이 완성되는데 어찌 평탄할 수 있으며 모두가 지조를 어찌 지킬 수 있겠습니까? 더 이상 바람을 이길 수 없었노라고 고백하면 될 일입니다. 너무 힘들어 떨어지고 말았노라 하면 될 것입니다. 그 고백은 존경심을 자아낼 수 없지만 최소한 이해는 얻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좌절한 사람들 중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이 있습니다. 일제시대 최린과 지금의 심상정의 고백을 듣고 있노라면 그런 심경을 느끼게 됩니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친일하게 된 이유는) 늙은 노모에게 불효를 할 수 없어 망명도, 자살도 하지 못하고 일본 군문(軍門)에 항복했다. 민족 앞에 죄지은 나를 광화문 네거리에서 사지를 찢어 죽여라.”


3.1기미독립선언 33인 중 1인이자 실무적으로 이 운동을 주도하다 친일로 변절했던 최린의 참회입니다. 민족법정에서 한 그의 이 고백을 듣고 있노라면 우리 본성에 내재해 있는 측은지심이 발동합니다. 그의 죄에 대해 벌은 주더라도 그의 심경은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이제 심상정씨의 탈당 고백을 들어보겠습니다.


“현재의 진보신당을 통해 진보정치의 희망을 개척하는데 한계에 봉착했음을 고통스럽지만 정직하게 고백한다. 비록 진보신당을 통한 저의 노력은 실패했지만 진보정치를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의 시대를 열어가고자 하는 저의 열정과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스스로 고백한다 하는데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호합니다. 뭘 잘못했다는 것인지도 불분명하고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도 알쏭달쏭합니다. 이런 경우는 둘 중 하나입니다. 자기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스스로조차 모르는 상태이거나 진심을 드러내기 민망하여 횡설수설하는 경우이겠습니다.


민노당을 창당할 때는 대의가 있었습니다. 그 민노당이 종북파들에게 장악된 후 진보를 구현할 수 없게 되어 탈당할 때에도 기세가 여전했습니다. 어떻게든 진보정치세력화를 이루어보겠다는 명분이 있었던 것이죠. 그러나 이제 스스로 종북주의자들의 품으로 걸어 들어가 선거구 하나 구걸해야 하는 상황에서 명분과 기세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이 9월 23일 오늘의 고백을 오리무중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죠. 진보신당이 왜 실패했다는 것인지, 현재의 민노당은 정상이라는 것인지 ‘나도 모르고 너도 모르는 모호한 말잔치’가 되어버렸던 것입니다.


심상정 씨의 지적 능력으로 볼 때 무지한 상태는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내심을 숨기고 있는 상태일 수밖에 없겠군요. 중언부언할 것 없이 그의 진심을 드러내어 고백록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현재의 진보신당을 통해서는 국회의원을 절대 할 수 없게 되었음을 고통스럽지만 정직하게 고백한다. 비록 종북주의 정당이지만 민노당을 통해 19대 대한민국 국회의원을 하고자 하는 저의 열정과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이제 심상정, 노회찬 그 분들 더 이상 진보정치 운운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일제보다 더 잔혹한 전체주의체제인 김정일 3대 세습체제 그 추종자들의 품으로 걸어가며 그런 이야기하기에는 아직 그들에게 한 가닥 양심이 남아 있다고 믿고 싶은 까닭입니다. 그저 국회의원 한 번만 더 해보고 싶어서 그런 것이라면 이해해 줄 수 있습니다. 오죽하면 그랬을까 하고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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