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전 재개는 위험하다’는 이 정부의 발상

정부는 북한의 연평도 공격에 대한 대응조치에 즉각적인 대북 심리전 재개를 배제했다. 25일 오전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한 긴급안보·경제점검회의에서 결정된 안보 대응조치로 교전규칙 개정, 서해 5도 전력 증강, 5.24 대북조치 지속이 결정됐지만 심리전 부분은 빠졌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정부 관계자는 이날 “정부가 북한의 도발에 따른 다양한 대응조치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심리전을 재개하자는 제안이 일각에서 나왔지만 이는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며 “북한군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심리전이기는 하지만 효과가 당장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위험 부담도 없지 않아 대응조치에서 제외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신문이 인용한 정부 관계자 발언의 무게가 어느 정도인지를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지만 정부의 초기 대응조치 발표에서 심리전 재개가 빠진 이유와 청와대의 심기는 엿들을 수 있는 것 같다. 일감으로 참으로 한심하고 한편으로는 부끄럽다는 느낌마저 든다. 적의 공격으로 영토가 유린됐는데도 군사적 수단이 아닌 스마트한 보복수단을 위험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배제하는 것을 어떻게 납득할 수 있을까?


정부 관계자가 말하는 위험이란 휴전선 일대에서 대북심리전을 위한 확성기 방송을 하면 ‘조준 격파사격하겠다’는 북한의 협박을 말한다. 정부는 5.24 대북조치 일환으로 심리전 재개를 공언하고도 북한의 위협이 나오자 이를 슬그머니 접으면서 “추가 도발 시 보복수단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북한이 천안함에 이어 보란 듯이 연평도를 공격했지만 정부는 심리전 카드를 즉각적으로 꺼내지 못하며 주저하고 있다. 정작 북한은 DMZ 도발이 가져올 엄청난 파급효과와 보복을 두려워하며 손익계산을 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애초에 북한의 연평도 공격 즉시 심리전을 재개를 선언했다면 북한의 공격은 물론 정치적 부담도 지지 않았을 것이다.


연평도 공격 이후 우리가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들은 것은 ‘말이 아닌 행동’ ‘다시 도발할 수 없는 막대한 응징’ ‘교전수칙을 뛰어 넘는 대응’ 등과 같은 말이다. 결연한 대응이 북한의 추가도발을 막을 수 있다는 인식에서 나오는 언급들이다. 그러나 정부가 심리전 문제를 대하는 모습에서는 이러한 결연함이란 찾아볼 수 없다. 혹시나 확성기 방송을 했다가 공격 당하면 어쩌지라는 불안한 뒷모습만 엿보인다. 북한이 확성기 시설을 공격하면 그 2배로 갚아주겠다는 김태영 전 국방장관의 약속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다.


대북 심리전은 북한의 아킬레스 건으로 불릴 만큼 북한 입장에서는 민감한 사안이다. 조준격파 사격 등의 반발이 즉각적으로 나오는 것만으로도 북한이 얼마나 우려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우리를 공격하면 그 이상의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경고를 주기 위해서라도 이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는 것은 필수적이다. 또한 심리전은 북한에 대한 보복 차원으로 활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북한 내부 변화를 재촉하는 촉진제 역할을 한다. 북한의 무차별 포격에 대한 매우 효과적이면서도 전략적인 대응이 바로 심리전 재개라 할 수 있다.


북한은 열압력탄으로 무장한 포탄 170발로 연평도를 초토화 시켰지만 우리는 고장난 자주포 핑계를 대며 고작 80발 대응사격을 했다. 정부가 대북 심리전 재개까지 포기한다면 이는 고장난 자주포보다 더 심각한 국면으로 볼 수 있다. 국민들은 정작 심리전 재개에 대한 북한의 도발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북한의 협박에 주늑 들어 제대로 된 대응 하나 못하는 이 정부의 무기력이 불안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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