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금 울리는 이산가족 영상편지

“백번 천번 불러보고 싶은 동생들, 나도 이젠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것 같다. 부디 빨리 만났으면…”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한적)가 기획한 ‘이산가족 영상편지’의 한 장면이다.

한적의 시연회를 하루 앞두고 11일 공개된 영상편지 시안에는 이산 당사자인 출연자가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이는 장면이 곳곳에 나온다.

출연자는 헤어진 사연과 고향, 그리고 북에 있을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어내려가면서 그동안 쌓인 한을 억누르지 못하고 눈물을 훔친다.

8남매 가운데 4형제가 남하했다는 이모(79) 할아버지는 북쪽에 남아 있을 동생 4명을 애타게 찾았다. 그는 “어머니 아버지는 100세가 넘었으니까 돌아가셨으리라고 믿고 있어요. (같이 남하했던) 형님과 동생은 죽고 다른 동생은 남하할 때 행불됐다. (이제는) 나 한사람…남게 됐다”며 흐느꼈다.

북에 3남매를 두고 온 변모(86) 할머니는 “딸과 아들 둘을 찾는다”면서 일일이 이름을 부른 뒤 “엄마 마음 속에는 아직 열두살, 여덟살, 여섯살 (헤어질 때) 그 모습이 그대로인데…다시 만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으마”라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영상편지 제작은 이산 1세대의 68%가 70세 이상 고령이며 매년 3천-4천명이 상봉의 염원을 이루지 못한 채 사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 그 사연을 영상기록으로 남기자는 차원에서 시작됐다. 현재 1천600여명이 제작을 신청한 상태다.

20분 분량의 영상편지는 ‘신상정보’, ‘헤어질 때의 사연과 추억’, ‘살아온 얘기’, 북의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ㆍ유서(낭독) 등 ‘하고싶은 말’ 등 크게 4분야로 구성됐다.

통일부와 한적은 이런 영상편지 4천편을 제작, 데이터베이스화한 뒤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하고 향후 이산가족 종합영상정보시스템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특히 여건이 되면 북측에 영상편지를 전달하는 한편 앞으로 남북 화상상봉시스템을 구축, 이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영상편지 동영상서비스는 이산가족 정보통합센터를 통해 8월 부터 시작된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