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햇볕’ 다시 세우려다 망신살 뻗쳐

▲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 이재정 통일부 장관 후보자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는 20일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 이재정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었으나 끝내 무산됐다.

한나라당은 두 장관 후보자들이 ‘친북좌파 성향’으로 장관직 수행에 부적절하다며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아무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열린당이 통외통위 전체회의를 재차 열어 야당의 협조를 구한다는 방침이지만, 한나라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이마저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유기준 대변인은 송민순 후보자에 대해 “벼슬을 위해 소신을 바꾸고 노무현 정부의 ‘친북반미노선코드’에 충실한 인물”로, 이재정 후보자는 “평화주의자의 탈을 쓴 친북좌파인사”로 규정했다.

여야간 대치가 지속될 경우 지난 2월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입각 과정에서 나타난 파행이 재연될 소지가 높다. 유 장관 임명은 국회의 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노 대통령의 임명이 이뤄졌다. 인사청문회는 장관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을 검증할 권한만 있을 뿐 인준표결 등을 통해 임명 여부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무총리와 헌법재판소장 등을 제외한 국무위원은 국회 경과보고서 채택 없이도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사태가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노 대통령의 책임이 가장 크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사태로 외교안보라인 교체가 현실화됐지만, 차기 장관 후보자들의 면면이 코드와 보은으로 덧칠돼 정책에 어떠한 변화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이재정 후보자는 햇볕을 종교적 신념에 가깝게 신봉하고 있다는 평가다.

결국 참여정부의 눈속임 식 외교안보라인 교체가 야당의 반발을 불러올 것은 자명했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후보자들의 대미, 대북관의 실체가 드러나자 야당 의원들의 거센 질타를 받았다. 노 대통령은 햇볕·보은 인사가 여러모로 ‘망신살’만 뻗친 격이다.

두 장관 후보자의 경과 보고서 채택 무산으로 인해 노 대통령은 다시 선택의 기로에 섰다. 북한 핵실험에 따른 안보와 동맹 강화 필요성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국민이 믿고 안심할 수 있는 인사의 중용이 필요하다. 핵실험 이후에도 북한에 대한 지원만을 강조하는 인사는 통일부 장관으로 부적절하다.

국민이 원하는 것과 반대로만 가는 노 대통령의 고집을 또 다시 지켜봐야 한다면, 국민이 정말 불쌍할 노릇이다. 노 대통령은 북한 핵실험에 따른 책임을 통감하고 동맹을 강화하고 북핵에 단호한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는 장관 임용을 검토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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